미국의 차량 공유 플랫폼 사업체 우버가 자동차 자율 주행 사업을 라이벌 기업에 헐값에 넘긴다. 대신 인수 기업의 일부 지분을 보유해 자율 주행 분야에 한 발을 걸쳐놓기로 했다.
7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CNBC 등 매체에 따르면 우버는 자율 주행차 사업 부문인 ‘어드밴스드 테크놀로지 그룹(ATG)’을 이 분야 유망 스타트업 오로라에 넘기기로 했다. 우버는 이 외에도 오로라에 현금 4억 달러를 투자해 이 회사 지분 26%를 갖기로 했다. 거래는 내년 1·4분기에 완료된다. 이번 거래를 통해 우버는 1,200명의 직원이 일하는 자사의 자율주행사업부를 600명 규모의 오로라로 이전시키게 된다. 아울러 오로라는 향후 자율 주행차를 출시할 때 우버의 네트워크를 활용하기로 했다.
오로라는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인 세쿼이아와 세계 최대 전자 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투자한 유망 기업이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이 회사와 협력 관계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세쿼이아가 5억 3,000만 달러를 투자한 직후 오로라의 기업 가치는 25억 달러로 평가받았다. 여기에 이번 우버와의 딜이 완료되면 기업 가치가 4배인 100억 달러로 치솟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우버의 자율 주행차는 막대한 비용을 소모하는 사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월 일본 도요타와 소프트뱅크가 소수 지분을 참여할 때 기업 가치를 72억 5,000만 달러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이번 거래에서 우버의 자율 주행차 사업은 당시보다 크게 낮은 40억 달러의 기업 가치만을 인정받았다.
거래 이후 다라 코즈로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오로라의 이사로 경영에 참여한다. 그러나 우버 자율 주행 사업의 책임자인 에릭 메이호퍼는 오로라에 합류하지 않고 회사를 떠나게 된다.
오로라는 구글·테슬라·우버의 자율 주행 사업 주역이 회사를 나와 설립한 회사다. 우버와의 이번 딜은 오로라가 향후 세계 최대 차량 호출 플랫폼에 자사의 자율 주행 기술을 적용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 중 하나인 도요타에 대한 접근이 보다 용이해진다는 의미도 있다. 크리스 엄슨 오로라 CEO는 “이번 거래는 쿠데타와 같은 면이 있다”며 “믿을 수 없이 흥분하고 있다”고 FT에 말했다.
한편 우버의 자율 주행 사업은 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 주도로 지난 2016년 시작됐다. 그러나 기술 개발 과정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서 초기의 희망은 악몽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