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서울시가 오후 9시 이후 대중교통 운행 단축을 시행하면서 야간 근무가 잦은 간호사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24시간 운영되는 대형 병원의 특성상 교대 근무로 밤늦게 퇴근하는 간호사들의 귀갓길이 막막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간호사협회는 서울시와 보건복지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고 서울시는 교대 근무자가 몰리는 시간대에 심야 교통편을 집중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8일 병원간호사회에 따르면 대한간호협회와 서울 간호사회 등은 대중교통 감축 운행에 따른 간호사들의 교통·안전 문제 등에 대해 서울시와 논의를 진행 중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5일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오후 9시 이후 버스 운행을 30% 감축했으며 지하철도 이날부터 운행 편수 30% 감축에 돌입한다. 이에 대해 간호사회는 3교대로 이뤄지는 업무 특성상 오후 10시 이후 퇴근하는 인력 발생이 불가피해 병원과 서울시의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간호사회 관계자는 “젊은 간호사들의 경우 지방에서 출퇴근하는 비중이 낮지 않다”며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간호사들의 출퇴근 문제가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3월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을 당시에도 인근 택시들이 해당 병원행을 거부하면서 의료진들은 자체적으로 카풀을 운영하며 출퇴근 문제를 해결했다. 해당 병원 노동조합 관계자는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업무가 늘어난 마당에 출퇴근길까지 고민해야 했던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서울시는 병원 간호사를 포함해 야간 근무자들의 교대가 몰리는 시간대를 파악해 심야 교통편을 집중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후 9시 이후 대중교통 감축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다만 교대 근무 인력이 출퇴근하는 시간대에 버스를 집중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하철 막차 시간을 오후 11시로 한 시간 앞당기는 방안도 당분간 추진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코레일 등과 조율할 부분이 남아 있어 지하철 막차 시간 단축은 상황을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최연숙 국민의힘 의원이 복지부로부터 제출 받은 국가트라우마센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응 의료진 319명 중 132명(41.3%)이 우울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