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에어백으로 만든 옷, 유럽 ‘패피’에도 통했죠“

올 삼성패션디자인펀드 우승...최강혁·손상락 디자이너 인터뷰

업사이클링만으론 구매 연결 안돼

독특한 원단에 완성도까지 갖춰야

까다로운 소비자 선택 받을수 있어

지난 시즌 파리 편집숍서 매출 대박

손상락(왼쪽)·최강혁 디자이너가 지난 7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편집숍 ‘비이커’ 청담점에 마련된 브랜드 ‘강혁’ 전시 공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물산 패션부문손상락(왼쪽)·최강혁 디자이너가 지난 7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편집숍 ‘비이커’ 청담점에 마련된 브랜드 ‘강혁’ 전시 공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물산 패션부문



“업사이클링(재활용 상품)이라는 이유 때문에 제품을 사는 사람들은 없지요. 다른 디자이너들이 쓰지 않는 자동차 에어백을 원단으로 사용한 독특함과 완성도가 소비자의 시선을 끄는 요인이라고 봅니다.”

자동차 에어백을 재활용해 지난해 패션 어워드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 프라이즈(LVMH PRIZE)’에서 준결선까지 오르고 올해 삼성패션디자인펀드(SFDF)에서 우승한 브랜드 ‘강혁(KANGHYUK)’의 최강혁·손상락 디자이너를 지난 7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편집숍 ‘비이커’ 청담점에서 만났다.

브랜드 강혁은 최강혁 디자이너의 런던 영국왕립예술학교(RCA) 대학원 졸업 작품에서 시작했다. 이후 대학원 동문인 손상락 디자이너가 합류했고 디자인진흥원이나 한국콘텐츠진흥원 등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총 9개 컬렉션을 선보이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춰나갔다. 두 사람은 인공·소재·균형을 콘셉트로 자동차 에어백이 가진 요소와 특징을 살려서 제품을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남성복뿐 아니라 여성복이나 신발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리복’과 협업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에어백이라는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소재를 활용하도록 이끈 힘은 호기심이다. 최 디자이너는 “원래는 대학교에서 테일러링(양복 제조업)을 전공했는데 디자인이 대부분 비슷한 슈트만 하려다 보니 한계가 느껴졌다”면서 “그러다가 집 근처 카센터에서 자동차 에어백을 몇 개 사서 패턴을 떠보니 재미있는 소재가 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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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소재 덕분에 유명 해외 편집숍들을 중심으로 입소문도 나고 있다. 2017년 처음 브랜드를 출시한 지 불과 4년 만에 13개국의 20여 곳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손 디자이너는 “다른 소재에 비해 조금 뻣뻣해서 불편할 수는 있지만 브랜드 강혁의 제품들은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요소가 있다”며 “요즘 사람들은 자기만의 확고한 취향이나 가치를 갖고 있고, 그런 수요와 브랜드의 특색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지난 시즌 파리의 한 편집숍에서의 성과가 가장 좋았고 신세계의 ‘분더샵’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브랜드 강혁은 앞으로 아우터나 바지 외에 티셔츠 등 다양한 제품으로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손 디자이너는 “브랜드 출범 초반에는 희소성이 있는 소량 생산 제품들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일반 소비자도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는 대량생산 제품으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싶다”며 “리복과 협업하면서 국내 시장에서의 수요도 확인한 만큼 국내 시장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달 내 자체 온라인몰도 오픈할 예정이다. 손 디자이너는 “보여주고 싶은 게 많은데 오프라인 매장만으로는 채널이 한정된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자체 온라인몰을 통해서 더 많은 제품들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두 디자이너는 또 ‘강혁’이라는 브랜드가 10년·20년 후 어떻게 기억되기를 바라는지에 대해서는 “모든 디자이너들이 그러하듯 믿을 수 있는 브랜드가 되고 싶고 완성도 있는 옷을 만들었다는 평을 듣고 싶다”고 강조했다.


2021년 봄여름 시즌에 브랜드 ‘강혁’에서 출시한 자동차 에어백 소재의 제품들. /사진 제공=삼성물산 패션부문2021년 봄여름 시즌에 브랜드 ‘강혁’에서 출시한 자동차 에어백 소재의 제품들. /사진 제공=삼성물산 패션부문


백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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