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가 미국, 영국, 인도, 베트남 등 14개국 소재 사회적경제 기업 44개의 사례를 분석했다. 9일 코트라는 ‘해외 사회적경제기업 성공사례’를 발간하고 한국의 혁신 창업모델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해외시장뉴스 누리집에서 볼 수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미국 뉴욕주 ‘그레이스턴’ 베이커리는 노숙자·실업 문제가 심각하던 지역에 버려진 공장에서 1982년 문을 열었다. 선불교 스승이자 창업주인 버니 글래스만(Bernie Glassman)은 지역 노숙자와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하던 중, 해결책은 ‘고용’에 있다고 깨닫고 베이커리를 시작했다. 열린 채용이 원칙인 그레이스턴은 2019년까지 사회적 취약계층에 제공한 일자리가 3,500개에 달한다. 또한 수익금은 비영리단체 그레이스턴 재단에 전달되며, 지역 구직자를 상대로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사회적 공헌을 지속하고 있다.
스페인 낙농기업 ‘라 파제다’의 창업주 콜론 박사는 정신질환이나 지적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적합한 일자리가 제공된다면 남다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믿었다. ‘라 파제다’는 콜론 박사가 산골마을에 세운 협동조합에서 시작했다. 소비자의 동정심에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품질’로 승부하기 위해 청정 지역에서 자란 젖소를 활용해 최고 수준의 유제품을 개발·생산·판매하는 데 힘을 쏟았다. ‘라 파제다’는 어느새 카탈루냐 요구르트 업계 3위이자 종업원 300명을 거느린 중견기업으로 자리잡았다.
베트남 기업 ‘마루’는 청년 두 명이 2011년 호치민 외곽 농장을 여행하던 중 의기투합하며 생겨났다. 우연히 들른 농장에서 카카오 원두가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에 거래된다는 소식을 들은 두 청년은 직접 초콜릿 생산공장을 만들고 공정 가격으로 원두를 구매하기로 결심했다.
이들은 좌충우돌 창업 과정을 영상으로 제작해 유튜브에 올렸고, 미국과 프랑스 등 세계 각지에서 투자를 받아 초기 사업자금을 확보했다. 시중 가격보다 30%에서 2배 가량 비싸게 원두를 구매하면서 초콜릿 값도 자연스레 올라갔다. 하지만 단골고객이 늘면서 손익분기점을 넘겼고, 직원 수만 100명에 달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미국 자선기관 ‘뉴스토리’는 세계 최초로 3D 홈 프린터를 개발해 노숙자, 이재민 등 사회적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주택을 짓고 있다. 브렛 헤이글러는 2013년 아이티를 방문했다가 대지진이 일어난 지 3년이 지났어도 텐트 공동체에서 사는 사람들을 보고 뉴스토리를 설립했다. 뉴스토리는 건설기술 스타트업 아이콘(ICON)과 협력해 48시간 만에 집을 지을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지속적 기술 업그레이드를 통해 현재는 4,000달러만 확보하면 24시간 내 주택 완공이 가능하다. 설립 이후 지금까지 4개 국가 25개 지역사회에 2,300채가 넘는 주택을 공급했다.
사회적가치 창출 활동이 성공적 비즈니스 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적경제기업에 대한 성숙한 지원제도가 필요하다. 미국은 대부분 주에서 세금 감면이나 공공기관 우선 구매와 같은 혜택을 제공 중이다. 프랑스에서는 사회적경제기업 전용 디지털 플랫폼 허브를 개발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투자자 만남도 주선하고 있다.
권평오 KOTRA 사장은 “코로나19 이후,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기업 생존 키워드로 떠올랐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사회적경제기업이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로 더욱 각광받을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