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20년 터전' 실리콘밸리 버린 테슬라…머스크 "규제가 스타트업 탄생 억제"

정치권, 골드만삭스에 "뉴욕 떠나지 마라" 읍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로이터연합뉴스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공장 재가동 문제를 두고 캘리포니아주 정부와 마찰을 빚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0년 동안 터전으로 삼았던 캘리포니아를 떠나 텍사스로 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장에서는 주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와 높은 세율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머스크는 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자신이 텍사스로 이주했다고 밝혔다. 그의 이사 여부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머스크는 “캘리포니아는 현실에 안주하는 경향이 있고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하지 않으려는 것 같다”며 “캘리포니아는 오랜 시간 이겨왔고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앞으로 실리콘밸리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캘리포니아 정부의 광범위한 규제와 관료주의가 스타트업의 탄생을 억누르고 있다. (거대한) 삼나무 숲에서는 작은 나무가 자랄 수 없다. 정부가 방해나 안 됐으면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머스크는 주 정부의 공장폐쇄 명령을 어기고 공장을 재가동했으며 지방정부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머스크는 본사를 네바다나 텍사스로 옮기겠다는 폭탄선언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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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의 높은 소득세율도 이사 결정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캘리포니아의 소득세율은 13.3%로 미국에서 가장 높다. 반면 텍사스는 주 차원의 소득세가 없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2018년 테슬라에서 500억 달러(약 54조 원) 규모의 스톡옵션을 받았다. 텍사스로 이주한 머스크가 이 옵션을 행사한다면 주 정부에 소득세를 안 내도 된다.

세금 문제는 뉴욕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다. 최근 골드만삭스가 비용 절감과 직원들의 근무 여건, 낮은 소득세를 이유로 자산운용사업부를 뉴욕시에서 플로리다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알려지자 지역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플로리다는 개인소득세와 자본 이득세가 없다. 민주당 소속 톰 수워지 뉴욕주 하원 의원은 “골드만삭스에 재고를 촉구한다”며 “골드만삭스가 이전하면 금융 중심지로서의 뉴욕의 위상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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