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어쩌다보니 도요타와 한배?' 복잡해진 현대차 모빌리티 셈법

UAM 협력관계 우버 엘리베이트, 조비에 매각

조비 주주인 도요타와 관계설정 주목

우버 자율주행 부문은 도요타가 주주

현대차가 투자한 오로라에 매각돼며

도요타도 오로라 지분 취득 전망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과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최고경영자가 올 초 열린 ‘CES 2020’에서 도심항공모빌리티 사업 추진을 위한 협력 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그룹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과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최고경영자가 올 초 열린 ‘CES 2020’에서 도심항공모빌리티 사업 추진을 위한 협력 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그룹



세계적인 차량 공유 업체 우버가 에어택시 사업 부문과 자율주행차 사업부를 매각하기로 하면서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사업 전략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현대차그룹은 올 초 열린 ‘CES 2020’에서 우버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을 위한 파트너십을 맺은 바 있다.

9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우버는 자사의 에어택시 사업 부문인 ‘우버 엘리베이트’를 스타트업 ‘조비 에비에이션’에 넘기기로 했다. 수익을 내지 못하는 사업 부문을 매각하라는 투자자들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우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고 차량호출 서비스 수요가 급감하면서 자금 사정이 크게 악화됐다. 지난 5월 전 직원의 25%에 해당하는 6,700여 명을 감원했다. 특히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신사업에 해당하는 우버엘리베이트와 우버 ATG(자율주행)에서만 3억 달러가 넘는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버 엘리베이트 매각으로 우버와 함께 UAM 사업을 추진 중이던 현대차도 영향을 받을지 주목된다. 협력 대상의 주인이 바뀐 만큼 셈법이 지금보다 복잡해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특히 일본 도요타도 우버 엘리베이트의 새 주인인 조비 에비에이션의 투자자여서 라이벌인 도요타와의 관계 설정도 관심사다. 현대차 UAM사업부를 비롯한 내부에서도 상황 파악과 전략 점검 등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미 현대차가 자체적으로 UAM 사업에 투자하며 기체 개발 등에 주력해 온 만큼 이번 거래로 인한 영향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 미래차 업계에서 합종연횡은 ‘일상다반사’에 가까워 이에 대한 대비가 충분히 돼 있을 거란 분석도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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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의 자율주행시스템을 장착한 현대차 넥쏘가 시험 주행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오로라의 자율주행시스템을 장착한 현대차 넥쏘가 시험 주행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


우버는 UAM뿐 아니라 전날 자율주행차 사업부인 어드밴스드 테크놀로지 그룹(ATG)도 스타트업 오로라에 매각한다고 밝혔는데, 현대차그룹은 오로라에도 2018년부터 전략 투자를 해왔다. 오로라는 자율주행 부문에서 선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스타트업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소프트뱅크와 도요타 등이 ATG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현대차가 오로라의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 독점적으로 협력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ATG가 오로라로 넘어가면서 소프트뱅크와 도요타 또한 오로라의 지분을 취득하게 될 전망이어서다. 다만 경쟁 완성차 업체들이 같은 스타트업 지분을 확보하는 것 또한 쉽게 볼 수 있는 일이어서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거란 전망이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8년 중국 최대 인터넷 검색 업체 바이두와 자율주행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지만 일본 도요타 또한 지난해 바이두가 추진하는 자율주행 프로젝트 ‘아폴로’에 참여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이 투자한 고성능전기차 개발업체 리막 지분을 폭스바겐그룹 또한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투자하는 많은 글로벌 기업이 리스크 분담을 위해 다양한 제휴 관계로 얽혀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현대차 또한 기술과 업계의 흐름을 잘 읽으면서 현명한 투자를 하고 성과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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