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처럼 키우던 반려견이 갓 태어난 자신의 아이를 물어 숨지게 했다면 누구를 처벌해야 하는가.
11일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검찰은 반려견이 갓난아기를 물어 숨지게 한 사건을 겪은 부모를 2년간 아동 방치 혐의로 조사한 끝에 불기소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지난 2018년 11월 대니얼 맥널티(33)와 에이미 리치필드(30) 부부가 키우던 스태퍼드셔 불 테리어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집 안에 있던 이들 부부의 2주 된 아기를 잔인하게 물었다. 아기는 머리와 심장, 위장 등 장기들을 심하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3주 뒤 끝내 숨을 거뒀다. 스태퍼드셔 불 테리어 투견의 일종이다.
영국 검찰과 경찰은 아기 부모를 아동 방치 혐의로 체포한 후 보석으로 풀어준 상태에서 광범위하게 조사했다. 사고를 일으킨 반려견 두 마리는 사고 직후 모두 경찰에서 데려갔으며 나중에 안락사했다. 두 마리 중 누가 아기를 공격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검찰이 불기소를 결정한 이유는 아기 부모들은 가장 큰 피해자라는 점이 참작됐다. 아기의 검시관은 “아기가 개에 의해 참혹하게 공격받았다”면서 “모든 상처가 개의 공격을 증명해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아기의 비극적인 죽음은 부모에게 가장 큰 충격”이라며 “그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고 동정의 뜻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이들 부부가 부모로서 성실하게 책임을 다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맥널티의 장인은 “아기의 죽음을 아주 기이한 사고로 본다”며 “사위 부부를 아주 끔찍한 부모로 몰아가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들은 전혀 그렇지 않으며 잘 못 한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주변 사람들은 아기 부부의 부주의를 지적하기도 했다. 아기 엄마인 에이미는 평소 소셜미디어(SNS)에 “아기”라고 표현할 정도로 애완견을 과도하게 아꼈다. 이웃들은 그가 아기를 낳은 후에도 계속 개들을 기르겠다는 의사를 표시해 걱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다른 이웃은 이들 부부가 키우는 개가 낯선 사람에게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리는 등 매우 사나웠다고 증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