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조태용, '국정원법' 필리버스터 3번째 주자…4시간47분 반대토론

"국정원법, 北 간첩 잡는 최선의 방식 따져야"

"거대 여당의 ‘소수에 대한 존중’은 보지 못해"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새벽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해 반대하는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새벽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해 반대하는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국가정보원(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세 번째 주자로 나서 4시간47분간 반대토론을 끌어 갔다. 국정원법 개정안은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이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외교부 제1차관 출신인 조 의원은 여당의 ‘입법 독주’를 두고는 “지난 5월30일 개원하고 여의도에서 일 한지 6개월이 조금 넘었다”며 “아직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많다”고 했다. 그는 “제가 오기 전 국회는 국회법 등도 있지만 오랫동안 쌓은 전통과 관행들이 있고 법 못지않게 전통이 중요하다고 들었다”며 “하지만 개원 협상 과정을 보면 국회의 전통과 관행, 상호 존중 등은 생각보다 굉장히 취약했다는 인상을 가졌다”고 했다. 이어 “국회에서 의견이 갈리면 다수 의사가 작동해 결정하는 것은 어느 민주주의 국가나 입법부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하지만 다수의 의사가 존중되는 것 못지않게 민주주의를 온전하게 하는 것은 소수에 대한 존중이다. 지난 6개월간 여야 협상 과정을 보면 다수에 대한 존중은 많았지만 소수 의견에 대한 존중은 별로 보지 못했다”고 했다.


국정원법 개정안의 핵심 골자인 대공수사권 이관에 대해서는 “대공수사권, 즉 북한의 간첩을 잡자는 것”이라며 “하지만 (법안 논의 과정은) 북한의 간첩을 어떻게 하면 가장 잘 잡느냐, 무엇이 최선의 방책인지 (찾는게) 아니라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밖으로, 경찰로 꺼내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렇게 하려다보니 이관을 하는 쪽도, 받는 쪽도 준비가 안돼 있고, 어떻게 하면 공백을 없애고 바람직한 이관을 하느냐는 답을 정해 놓고 있다”며 “출발이 잘못됐다. 북한의 간첩을 잡는 일이 어떤 방식이 최선인지를 따져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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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개정안에서는 국정원의 국내 정보 수집을 금지하기 위해 국정원 직무 범위에서 국내보안정보, 대공, 대정부전복 등 불명확한 개념을 삭제하고 직무 범위를 국외 및 북한에 관한 정보, 사이버안보와 위성자산 정보 등의 수집·작성·배포 등으로 규정했다. 여야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부분은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경찰청 산하 국가수사본부로 이관하는 문제다. 여당은 국정원이 국내 정치 관여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3년 간 시행 유예’라는 단서 조항을 붙여서라도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이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공수사권 이관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한편 앞서 첫 번째 발언자로 국회 본회의장 발언대에 오른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오후 3시15분쯤부터 오후 11시59분까지 8시간44분 동안 반대토론을 이어갔다. 두 번째 주자로 김병기 더불민주당 의원은 2시간 동안 찬성토론을 했다.


이혜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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