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트윗을 통해 윌리엄 바 법무장관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쏟아내면서 바 장관의 경질 가능성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바 장관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차남 헌터에 대한 연방검찰의 수사 착수를 알고도 대선 기간에 공개되지 않도록 조치한 게 사실이라면 당장 해임해야 한다는 다른 이용자의 트윗을 끌어오고는 “대실망!”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별도의 트윗에서 “왜 바는 헌터에 대한 진실을 대선 전에 대중에 드러내지 않았나. 바이든은 잘못된 게 없다고 토론 무대에서 거짓말했다”면서 바 장관이 공화당에 큰 불이익을 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바이든이 되면 헌터나 바이든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바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트윗도 따로 올렸다.
바 장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의 충복 중 충복으로 꼽혔다.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 결과를 유리하게 왜곡 발표했다는 비난도 감수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곁을 지켰다.
그러나 바 장관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대선 사기 의혹과 관련해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일 그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우리는 선거에서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규모의 사기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스템적 사기일 것이라는 하나의 주장이 있었는데 이는 근본적으로 선거 결과를 왜곡하기 위해 기계의 프로그램이 짜였다는 것”이라며 “국토안보부와 법무부는 그것을 조사했고 지금까지 입증할 만한 어떤 것도 보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미 검사들과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추적해왔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뒤집을 만한 규모의 어떤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바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요하게 공격해온 헌터에 대한 수사를 알고도 대선 기간에 이 사실이 공개되지 않도록 조치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바 장관이 경질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회의에서 바 장관이 헌터에 대한 수사 사실을 감췄다는 보도와 관련해 크게 화를 내며 경질 가능성까지 고려했다고 보도했다.
CNN 방송도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회의에서 바 장관에 대해 몹시 화를 내면서 바 장관의 교체 가능성에 대해 진지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실제로 바 장관을 교체할지는 불분명하다고 CNN은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대선 직후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해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대선에서 크게 이겼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며 불복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트위터는 관련 트윗에 ‘논란이 있는 사안’이라는 딱지를 붙였다.
그는 연방대법원을 비난하는 트윗도 올렸다. 그는 “연방대법원은 이 최대규모 투표 사기에 관심이 전혀 없다. 그들이 관심 있는 건 평판”이라고 비판했다.
연방대법원은 전날 텍사스주가 펜실베이니아 등 4개 주의 대선결과를 무효로 해달라고 낸 소송을 기각했다. 여러 소송에도 별 성과가 없었던 트럼프 대통령이 기대를 걸었던 소송으로, 보수 대법관을 충원하며 보수 압도의 연방대법원을 마련해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믿었던 도끼에 발등을 찍힌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