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마트 농산물 매장 한편에 구색으로만 갖춰져 있던 디저트 과일과 샐러드가 깻잎과 상추를 밀어내고 냉장매장 전면에 등장했다. 이마트(139480)는 최근 농산물 소비 트렌드가 건강과 편리함, 1~2인 가구 등으로 변화하자 농산 냉장매장을 △디저트 과일 △샐러드 △소단량 채소 △하루채소&과일 △초간단 요리채소 △스페셜 요리채소 등 5개 존으로 개편했다. 지난 5월 전관 리뉴얼을 진행한 서울 월계점을 시작으로 8월에는 140여개 전 점포로 확대했다. 그 결과 리뉴얼한 8월부터 11월까지 5개 존 상품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5.1%나 늘어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폐점보다 리뉴얼을 통한 체질개선에 나섰던 이마트의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 올해 들어 이마트의 월별 매출(별도 기준)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2월을 제외하고 지난달까지 모두 전년 대비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5월 전관 리뉴얼 오픈한 월계점의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자 하반기 들어 5개 점포의 전관 리뉴얼을 추가로 진행하고 주요 점포의 그로서리 매장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해 총 9개 점포의 전관 리뉴얼을 진행했다. 올 상반기 월계점, 강릉점, 춘천점, 순천점에 이어 하반기에는 광주점, 대구칠성점, 신도림점의 새 단장을 마쳤고 이달 중순 천안쌍용점과 부산양산점의 리뉴얼 오픈을 앞두고 있다. 전관 리뉴얼뿐만 아니라 일렉트로마트, 토이킹덤, 노브랜드, 자주, 몰리스펫숍 등 이마트가 운영하는 주력 전문점을 추가하고 그로서리 매장을 개편한 부분 리뉴얼은 전국 140여개 점포를 대상으로 각각 진행됐다.
앞서 이마트는 올해 총 투자의 30%에 해당하는 2,600억원을 리뉴얼 예산으로 편성하고 140개 점포 중 30%를 리뉴얼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월계점은 리뉴얼 후 매월 두자릿수의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전관 리뉴얼은 물론 상권에 맞춘 부분 리뉴얼 작업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이마트는 핵심 경쟁력인 그로서리 강화에 초점을 맞춰 리뉴얼을 진행했다. 높은 품질의 다양한 상품을 진열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매장 개편을 단행했다. 대표적으로 전국 140여개 점포의 농산 냉장매장을 디저트 과일, 샐러드, 하루채소 등을 중심으로 한 5대존으로 새 단장했다.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1~2인 가구를 겨낭한 하루채소&과일은 매장 재구성 후 매출이 63.3% 증가했고, 이색 식재료에 대한 수요로 스페셜 요리채소의 매출도 23.8% 신장했다. 이상현 이마트 채소 바이어는 “과거 구색으로만 여겨지던 상품들이 요즘 소비자들에게는 마트를 찾는 중요한 이유로 자리잡고 있다”며 “앞으로도 트렌드에 따른 다양한 변화를 통해 그로서리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리뉴얼의 또 다른 한 축인 주력 전문점 도입도 매출 증대를 이끌며 효과를 내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올 상반기 체험형 완구매장 토이킹덤이 새롭게 들어선 7개 점포의 완구 매출은 전년 대비 평균 22% 늘어났다. 토이킹덤은 상품 판매용 공간이 주를 이루던 기존 완구매장과 달리 체험형 공간을 매장의 20~30% 수준으로 대폭 늘린 것이 특징이다. 토이킹덤 순천점은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총 15평 규모의 체험형 공간이 고객을 맞이한다. 토이킹덤 별내점의 경우 매장 옆에 별도 ‘이유식 카페’를 입점시키기도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판매 공간에 할애하는 비중을 줄였는데도 매출이 증가했다”며 “특히 완구는 온라인을 통한 구매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카테고리이지만 고객이 찾고 싶은 매장으로 바꾸니 오히려 매출이 증대되는 효과를 누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리뉴얼을 통해 기존점의 경쟁력을 강화하자 실적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올 3·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한 1,410억원의 영업이익(별도 기준)을 거둬 2017년 4·4분기 이후 11분기 만에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앞으로 이마트는 점포 리뉴얼로 기존 점포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이어가는 동시에 영업력을 키워 점포당 매출을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진행한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현장 영업 조직을 신설하고 판매담당 조직도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