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당내 신인급 정치인들에게 잇따라 “내년 보궐선거에 출마하라”고 제안하면서 당내에서는 벌써 경선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이언주 전 미래통합당 의원 등 중진들이 출사표를 낸 가운데 김 위원장이 윤희숙 의원에 이어 김근식 송파병 당협위원장도 내년 보궐선거 출마 대열에 끌어들이면서 ‘세대교체’ 바람까지 불고 있다.
14일 김근식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0월 김 위원장이 자신에게 “서울시장 출마를 한번 해보라”고 제안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김 당협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이 당의 흥행과 관심을 끄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뉴 페이스(새 인물)가 나와 역전극을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당협위원장은 경남대 교수로 북한 정치 전문가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때 특별 수행원으로 당시 노무현 대통령을 수행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페이스북에서 논평을 하며 보수 진영의 ‘빅 스피커’로 자리 잡았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김 위원장이 본격적으로 당내 새 인물 띄우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의원의 절반 이상(58명)이 초선인 상황에서 초선을 통한 경쟁 구도를 만들어 내년 보궐선거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실제 초선인 윤 의원은 최근 국회에서 열린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서 헌정 사상 최장 시간 토론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조은희 서초구청장을 만나 “서울 시민의 마음을 우리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하는가 하면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만나볼 수 있다”며 당 밖 인사까지 후보군을 넓혀놓은 상태다. 이들은 출마를 이미 선언한 나 전 의원과 이혜훈 전 의원, 김선동 전 사무총장, 이종구 전 의원 등과 경선 무대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부산시장 선거도 후보가 넘쳐나는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초선 박수영 의원에게 직접 “출마를 해보라”고 제안한 바 있다. 박 의원이 불출마를 표하며 고사하자 김 위원장은 최근 “경험이 많은 사람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박형준 동아대 교수와 이진복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김 위원장은 또 여성 후보인 이언주 전 의원의 출판 기념회장을 찾아 “의지를 관철할 몇 안 되는 인물”이라며 공개적으로 칭찬하기도 했다. 5선인 서병수 의원도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자천타천으로 정치 신인급 인물들이 커지면서 보궐선거 경선은 세대교체를 앞세운 정치 신인과 지역 조직이 탄탄한 중진의 경쟁 구도가 될 것”이라며 “예선 경선은 100% 여론조사 방식이라 시민들이 원하는 후보가 본무대에 오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