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15일(현지시간)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이 효과적이라는 검토 결과를 내놨는데요. 18일께 화이자에 이어 긴급승인을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3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뉴욕시는 크리스마스 이후 또다시 락다운에 들어갈 전망입니다. 긴 터널을 나오기 전 마지막 고비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그래서인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에 따른 긍정론이 연준 내에 확산하고 있는 것이지요. 당장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채권매입 기준을 장기물 위주로 바꿀 것이라는 전망도 급격히 약해지고 있습니다.
연준 긴축 생각보다 빨라질 가능성...금리인상 전망시기도 1분기 당겨져
현재의 연준의 정책에 대해서는 55%가 ‘적절하다’고 했는데 ‘지나치게 풀고 있다’는 답도 30%나 됐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연준이 코로나19로 취한 비상조치를 거둬들이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블리클리 어드바이저리의 피터 북크바르는 “백신이 나왔기 때문에 연준은 반드시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에 대해 생각해야만 한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연준 안팎에서는 백신의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큽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신은 최악의 결과를 피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준다”며 “경제는 앞으로 몇 달 간 더 둔화됐다가 다시 활기를 띌 것이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이나가 12월 FOMC의 초점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윌리엄 더들리 던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 역시 “경제는 내년 2분기까지 꽤 강력하게 돌아올 것”이라며 “연준은 그것에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백신이 장기채 매수이유 줄여...씨티 "매입비중 변화확률 25%"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아직 위기 상황이기는 하지만 우리는 연준이 미국채 평균 매입 만기를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좀 더 확신에 차 있는데요. BofA는 “이번 회의에서는 정책적 비율이나 자산구매에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로서는 추가적인 정책완화를 할 이유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표현의 변화 정도에 머무를 것”이라고 했습니다.
씨티는 이를 수치로 제시했습니다. 씨티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이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변경할 가능성을 25%에 불과하다고 밝혔는데요. 시장에서도 일부는 여전히 연준이 장기채 매입 비중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이들의 숫자는 줄어드는 모양새입니다. CNBC는 “일부 투자자들은 연준이 매입채권 기간을 변경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다른 투자자들은 연준이 이를 변경하기 위한 가이드라인만 상세히 기술할 것으로 본다”며 “연준은 수요일에 시장을 실망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BMO의 미국 금리전략 헤드인 이안 링겐은 “누군가는 실망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습니다.
"장기채 매입에 국채 총매입도 늘릴 것...비둘기냐 수퍼비둘기냐의 차이"
다만, 이번이 아니더라도 결국 연준이 장기채 매입을 확대할 것이라는 반론도 있습니다. 비둘기냐 수퍼비둘기냐의 차이라는 건데요. 블랙록의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릭 리더는 “연준이 이번 회의냐 다음 회의에서 하느냐처럼 만기를 언제 늘리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그들은 그렇게(장기채 매입확대) 할 것이기 때문”이라며 “연준은 국채를 더 매입하는 데에도 열려 있다고 본다”고 전했습니다. 리더 CIO는 연준이 국채 매입규모를 매월 1,000억달러까지 늘리는 대신 400억달러 규모인 모기지 매입을 줄일 수 있다고 봤습니다. 결국 코로나19 백신의 접종 속도와 그 효능에 따라 결과가 갈릴 것 같습니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FOMC 내용도 잘 들여다봐야 하겠습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