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경북 경주시 양남면에 있는 연수원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한다. 지난 3월 대구·경북지역 1차 대유행 이후 두 번째다.
울산시는 16일부터 코로나19 경증 환자가 현대차 연수원에 입원한다고 밝혔다.
현대차 연수원은 280실 규모다. 1인 1실 입원 원칙이지만 환자가 늘 경우 2인 1실 혹은 3인 1실도 가능해 사실상 500여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다.
현대차는 연수원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하기 위해 지난 11일 모든 인력을 철수시켰다. 12일과 13일 이틀에 걸쳐 동선을 분리하는 내부 격벽을 설치하는 등 밤샘 작업을 벌였다. 14일엔 의료 장비를 들였고, 15일엔 입소자들이 쓸 수 있는 이불과 커피포트 등 30여 가지 물품을 각 방마다 배치했다.
시설의 총괄운영은 경북도가 맡고, 대구시는 재정지원 및 운영업무를 일부 지원하기로 했다. 울산시는 장비와 물품을 지원한다.
현대차 연수원은 경증 환자 가운데 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있는 확진자를 받는다. 중증 환자 치료를 전담하는 울산대학교병원과 차로 25분 거리로 다른 어느 시설보다 가깝다. 울산과 경북지역민들이 많이 이용할 전망이다.
2017년 착공한 연수원은 지난 3월 시범운영을 거쳐 5월 정식 개소할 예정이었는데, 개소에 앞서 대구·경북지역 1차 대유행으로 병상이 부족해지자 개소 전 시설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한 바 있다. 현재는 정상 운영하고 있으나, 3차 대유행으로 울산지역 치료병상 부족 사태가 발생하면서 다시 시설을 내 주기로 결정했다.
울산은 15일 기준 251명의 환자가 있다. 울산지역 코로나19 전담 치료 병원인 울산대학교병원에 81명이 입원해 있지만, 나머지는 마땅한 치료 시설이 없어 마산의료원과 대구의료원, 경남생활치료센터, 경북생활치료센터, 대구동신의료원에 분산돼 있다. 양지요양병원에 코호트 격리돼 있거나 잔류된 환자도 74명이나 된다. 울산은 양지요양병원 집단 감염과 학교 전파 등으로 이달 들어서만 289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에 지난주부터 현대자동차와 울산시, 대구시와 경북도가 함께 생활치료센터 제공을 위한 협의를 진행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선뜩 생활치료센터로 내어 주신 현대차 관계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특히 병상이 부족한 시기에 120만 시민뿐 아니라 경북, 대구 주민들에게 큰 희망과 용기를 주었다”고 재차 감사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