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국가 R&D 관리체계 '벤처캐피털 모델'로 전환해야"

■공학한림원 '한국산업 구조전환 전략'

"코로나시대, 내부저항 극복 기회

신산업 진입 규제 등도 없애야"

권오경(앞줄 오른쪽 세 번째)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등 집행부가 지난해 산업구조 전환을 위한 대책을 모색한 뒤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공학한림원권오경(앞줄 오른쪽 세 번째)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등 집행부가 지난해 산업구조 전환을 위한 대책을 모색한 뒤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공학한림원



“한국 산업의 구조 전환이 절실히 요구되나 내부 저항으로 지지부진하다. 산업군별 차별화된 구조 전환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공학계 석학과 산업계 리더들로 구성된 한국공학한림원(회장 권오경 한양대 석좌교수)은 16일 “글로벌 환경 규제와 에너지 수급 변화, 미중 패권 경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내부 저항을 극복하는 데 있어 다시 못 올 기회일 수 있다”며 한국 산업의 구조 전환을 위한 7대 추진 전략을 제시했다.


우선 공학한림원은 국가 연구개발(R&D) 관리 체계를 벤처캐피털 모델로 전환하고 미션 중심, 성과 지향으로 재편할 것을 권고했다. 대학과 정부 출연 연구 기관, 기업에 지원하는 정부 R&D 자금이 내년 약 27조 원에 달하는데 R&D 기획·집행·평가 과정에서 관료적 잣대보다는 성과 위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KOITA)가 이날 내놓은 연구소 보유 기업의 ‘2021년 R&D 투자 및 연구인력 채용 전망’ 조사를 보면 올해를 100으로 놓고 볼 때 내년 R&D 투자는 91.2, 연구인력 채용은 91.6으로 나타났다.

공학한림원은 수요 중심으로 ‘G5 메가 프로젝트’를 기획해 초격차 전략을 추진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는 ‘글로벌 선진국 톱 5’로의 진입을 목표로 엔지니어링 영역을 망라한 국가 차원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뜻한다.

산업구조 전환 가속화를 위해 신산업 진입 규제 철폐와 기존 산업 퇴출 장벽 해소 특별대책도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초광역 지자체 단위로 지역 산업구조 전환과 혁신 클러스터화 추진도 주문했다. 제조와 서비스업을 망라하는 전산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촉진 특별법 제정과 범부처 추진도 요청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중소벤처기업부를 혁신 중심으로 재편할 것도 희망했다. 에너지·환경 정책을 규제 중심에서 진흥 중심으로 재편하고 범정부 조정 능력 강화도 기대했다.

이 전략을 도출하기 위해 공학한림원은 산업군을 23개 산업, 55개 세부 분야로 분류해 전문가 135명에게 고객·경쟁·역량 관점에서 기회·위협·강점·약점과 산업구조 전환의 방향성을 묻는 서면 인터뷰를 한 뒤 5개 기술 분과에서 심층 분석했다.

권오경 공학한림원 회장은 “글로벌 경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부터 소비 침체, 생산가능인구의 빠른 축소, 미국의 성장 동력 저하로 활력을 잃어가고 있었다”며 “미중 패권 경쟁과 코로나19 팬데믹이 이를 가속시키고 있는데 산업구조 전환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힘줘 말했다.

공학한림원은 오는 23일 유튜브로 ‘산업미래전략포럼(한국 산업의 구조전환:한국공학한림원의 전망과 대응전략)’ 토론회를 갖고 이 전략을 공론화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앞으로 5년 이내 구조 개편을 못하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핵심 원천기술 고도화 미흡, 대립적 노사관계와 고급 인력 부족, 신산업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문제로 꼽았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공학한림원이 제시한 산업별 전략

◇전기전자정보공학 분야

신개념/신산업화/차세대/초격차 전략으로 글로벌 경쟁력 주도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 초격차 전략 강화

·가전, 정보통신/이동단말 : 신개념/신상품 개발로 시장 매력도 강화

·서비스 로봇, 의료헬스케어 : 개방형 혁신시스템으로 신산업화

·컴퓨터/소프트웨어, 콘텐츠/게임 : 글로벌 제휴와 R&D 확대로 차세대산업화

·정보기술 전영역을 포괄하는 새로운 이니셔티브 스마트 디지털 메가 프로젝트 추진

◇건설환경공학 분야

융복합산업/생활/사회인프라 산업화로 건설업을 재정의하여 미래 신성장 주도


·토목, 건축, 교통, 플랜트 : 신속한 구조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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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방재, 리사이클 : 제도개편, 산업생태계 조성으로 신산업화

·도시 : 아날로그 건설과 디지털 기술 결합, 고도화로 차세대 주력 산업화

◇기계공학 및 연관 분야

친환경/디지털 선제 대응으로 글로벌 시장 선점하고 모빌리티 시대 주도

·자동차, 조선, 철도, 기계 : 친환경/지능형 기계/선박/자동차, 차세대 철도, 전동화/커넥트디화로 스마트모빌리티 실현 등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재탄생

·서비스로봇, 산업용로봇 : 시험인증 제도 개편과 생태계 조성으로 신산업화

·우주항공 : 핵심기술 확보와 경쟁력 강화

◇화학생명공학분야

환경과 에너지 대전환시대를 맞아 구조전환과 신산업/차세대 산업화 병행 전략을 구사, 신성장엔진으로 자리매김

·섬유 : 고기능 친환경 스마트 섬유

·식품 : 해외시장 개척

·화장품 : 맞춤형 시장으로 선제적 구조전환

·석유화학, 정유 : 스페셜티케미칼 중심으로 업그레이드

·의약품/의료기기 :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육성

·풍력, 태양광, 수소 : 혁신생태계 확충으로 전략적 신산업화

◇재료공학분야

산업군간 연계와 협력 강화를 통해 강건한 소부장 공급망 구축

·철강/비철/기계소재/소재가공 수요-공급 : 산업간 협업, GVC 재설계, 친환경화·스마트화 융합

·전자재료 : 글로벌 수요기반 IT소재공급 허브 구축 등 미래산업을 선도하는 혁신기술 공급

·이차전지 : 초격차 전략 및 글로벌 협업구조 구축

고광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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