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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이슈]'펜트하우스' 선정성에 패륜까지…재밌으면 다 되는 김순옥 월드

/ 사진=SBS 제공/ 사진=SBS 제공



지상파·종합편성·케이블 채널을 통틀어 대부분의 드라마가 전국 평균 시청률 5%를 넘기 힘든 상황에서 유일하게 승승장구하는 드라마가 있다. 바로 SBS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다.

10월 말 첫 회 시청률 9.2%(닐슨코리아/전국)로 출발한 ‘펜트하우스’는 2회 만에 시청률 10%를 기록했다. 지난 주 20%를 돌파했고, 15일에는 23.3%까지 치솟았다.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방영 중인 미니시리즈 중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선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펜트하우스’는 집값 1번지, 교육 1번지에서 벌이는 부동산과 교육 전쟁을 그린다. 극에서 이지아는 100층 펜트하우스의 범접불가 ‘퀸’ 심수련을, 김소연은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욕망의 ‘프리마돈나’ 천서진을, 유진은 상류사회 입성을 향해 질주하는 ‘여자’ 오윤희를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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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는 세 배우를 비롯해 엄기준·신은경·봉태규 등 베테랑 배우들의 출연 소식 외에도 막장극으로 유명한 김순옥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아내의 유혹’부터 ‘왔다 장보리’와 ‘내 딸 금사월’, ‘황후의 품격’까지 그의 작품은 늘 적지 않은 논란에 휘말렸다.

전작 ‘황후의 품격’의 경우 최고 시청률 17.9%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으나, 임신부 성폭행 및 고문·시멘트 생매장 시도 등 잔인한 장면이 그대로 방영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법정 제재인 ‘주의’를 받은 바 있다. 드라마의 가학성에 항의하는 국민청원이 일기도 했다.


‘황후의 품격’ 연출을 맡았던 주동민 PD와 다시 만난 김순옥 작가는 ‘펜트하우스’로 급이 다른 막장을 예고했다. 예고대로 베일을 벗은 ‘펜트하우스’는 모든 막장이 총망라된 ‘역대급’으로 떠올랐다. 방송 첫 주 만에 미성년자 납치 감금, 불륜, 과도한 폭력성 등 갖은 논란에 휩싸였고, 시청자게시판 항의글은 물론 폐지 요구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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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계속되자 SBS는 일부 회차 시청등급을 15세 이상에서 19세 이상으로 조정했다. 또 “앞으로 방영될 다른 회차에 대해서도 내부 심의 규정에 맞춰 시청 등급을 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선정성 논란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 대신, 이 기세를 몰아 시즌 3까지 제작하겠다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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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매회 선정성의 강도는 점점 세지고 있다. 특히 지난 방송에서 천서진이 쇼크를 받고 계단에 굴러떨어진 아버지 천명수(정성모 분)를 살리기보다 그의 가방에서 차기 이사장 선임장을 빼드는 모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 이익에 눈이 멀어 천륜까지 저버린 광기 어린 행동은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선정적 논란 외에도 ‘펜트하우스’는 방송가에서 지켜온 67분 룰을 깨고 90분, 100분 변칙 편성으로 비난을 샀다. 방송가에서 드라마 회당 방송 시간은 민감한 문제다. 이로 인해 방송사간의 과도한 경쟁이 방송 분량과 제작비를 늘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서다.

‘드라마는 드라마일뿐, 재미로 보면 된다’지만 드라마가 미치는 영향력과 파급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드라마는 가상의 이야기 안에 사회에 만연한 문제와 현실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도 한다. 재미있다는 이유만으로 ‘막장’을 묵인해도 될지는 드라마의 다양성과 시청자의 선택권을 위해서도 생각해볼 문제다.

안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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