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매출 반토막, 매물 홍수에…'3종 지원세트' 호소한 소상공인

■소공연, 3단계 격상 수용 조건 제시

헬스장 매출 -47%·음식점 -45%

점포 매물도 매월 사상최대치 경신

3차 재난기금 소상공인 우선 지급

대출 확대·임대료 직접지원 촉구

17일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 식당가 모습. 행인이 없어 썰렁하다. /연합뉴스17일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 식당가 모습. 행인이 없어 썰렁하다. /연합뉴스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자영업자가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 급기야 12월 둘째 주(7~13일) 자영업자 매출은 전년의 반 토막 수준으로 추락했고 사업 포기로 매물로 등록되는 점포 수는 하루 평균 60개가 넘는다. 위기감이 최고조로 치솟으면서 700만 소상공인의 법정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는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격상 조건으로 ‘긴급재난지원금, 긴급대출, 임대료’라는 지원 3종 세트를 재차 들고 나왔다.



17일 소공연은 성명을 통해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격상을 앞두고 △제3차 긴급재난기금의 소상공인 우선 지급 △소상공인 긴급대출 확대 △임대료 직접 지원 등의 대책을 다시 강조한다”며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이런 방안을 포함한 강도 높은 피해 보상 대책을 정부와 국회가 신속히 수립해달라”고 촉구했다.


소공연은 해외 사례 등을 거론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주문했다. 독일의 경우 봉쇄조치 때 문을 닫는 업체에 고정비의 최대 90%를 지원하고, 호주는 임차인의 임대료 감액과 임대인에 세금감면 혜택을 주는 ‘의무행동강령’을 도입했음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만약 독일처럼 고정비 지원이 어렵다면, 임대료 문제만큼은 정부가 직접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소공연은 특히 “제3차 긴급재난기금을 소상공인에 우선 지급하고 최근 3,000억원 규모로 시행돼 반나절 만에 소진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소상공인 긴급 대출을 대폭 확대하라”고도 했다. 재난지원금의 신속 투입과 임대료의 정부 직접 지원은 재정 부담이 가중되고, 긴급 대출 확대는 금융권과의 논의 등이 필요해 ‘소공연이 원하는 수준의 해법 도출이 가능하겠느냐’는 회의론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소공연이 이런 요구사항을 들고 나온 데는 그만큼 자영업자 현실이 위태롭기 때문이다.

전국 65만 소상공인 매출을 분석하는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7~13일) 음식업 자영업자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4% 줄었다. 스포츠·레저, 여행 업종도 각각 46.9%, 41.5% 매출이 떨어졌다. 모두 올해 최대 낙폭이다. 한국신용데이터 관계자는 “통산 지난해 매출 대비 80% 정도는 돼야 매장 유지가 가능한데 50% 가까이 매출이 떨어진 것은 생존을 위협받는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최근 위기는 대구 등에 집중됐던 상반기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전국 자영업 절반 이상이 몰린 수도권 지역 중심으로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탓이다.

17일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 식당가 모습. 행인이 거의 없어 썰렁하다. /연합뉴스17일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 식당가 모습. 행인이 거의 없어 썰렁하다. /연합뉴스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상향 조정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점포 매물도 헐값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네이버 최대 자영업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내 매물 장터에 따르면 12월 매물 점포 등록 건수는 1,000여개(이달 16일 기준)에 이른다. 이달 들어 매일 62개 매물이 등록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추세면 12월 매물 등록 수는 2,000여개가 예상된다. 이는 전달 등록 매물 건수(1,650건)를 너끈히 제치는 역대 최대다. 11월에도 1년 전보다 240% 매물이 증가했는데 사정이 더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자영업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시행이 임박했고 이번 사태가 진정되기도 어려워 앞으로 매물은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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