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기관 매수 주춤하지만..."이익개선·안정적 배당株 주목을"

'코스피 고배당50' 이달 4,571억 매도

작년 2,547억원 순매수와 대조적

코로나 재확산에 매수 시기 늦춰




연말이면 적극적으로 배당주를 사들이던 기관투자가들이 올해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기업들의 이익 전망에 변동성이 커지자 매수 시점을 늦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6일까지 코스피 고배당 지수를 구성하는 50개 종목에서 기관은 4,571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해 기관들이 이들 코스피 고배당 50종목을 2,547억 원어치 순매수한 것과는 딴판이다. 이달 들어 기관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신한지주(055550)로 530억 원을 사들였다. 뒤를 이어 SK텔레콤(017670)(305억 원), POSCO(005490)(226억 원), GKL(114090)(189억 원), 한온시스템(018880)(90억 원) 순이었다. 반면 현대차(005380)(-2,106억 원), KT&G(033780)(-967억 원), KB금융(105560)(-618억 원), 기아차(000270)(-563억 원), 하나금융지주(086790)(-441억 원) 순으로 순매도 금액이 컸다.



애초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기업 배당도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3·4분기 들어 기업 실적이 가파르게 개선된 탓에 오히려 지난해보다 배당 총액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연말 배당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키웠다. 실제로 교보증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200 지수 구성 종목의 예상 현금 배당 총액은 27조 2,00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8%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기관이 이달 들어서도 고배당주 투자에 소극적인 것은 연말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정확한 배당수익률을 예측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강현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원래 12월 선물 만기일 이전부터 기관들은 배당주 투자를 늘리는 것이 그동안의 관례였다”며 “하지만 올해는 연말 들어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배당수익률 컨센서스가 확대되며 기관 수급이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배당락일이 다가올수록 컨센서스가 정확도를 높여가면 기관들의 매수세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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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10일 선물 만기일 이후 기관들은 조금씩 배당주 투자를 늘려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선물 만기일 다음날인 11일부터 16일까지 기관들의 50개 코스피 고배당 지수 구성 종목 수급을 살펴보면 여전히 1,723억 원을 순매도하고 있지만 월간 순매도 금액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아직 올해 배당락일(12월 28일)까지는 1주일 이상 남아 있는 만큼 기관들의 배당주 쇼핑은 연말로 갈수록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배당주 투자의 적기를 배당락일 1주일 전후로 꼽고 있다. 주가 변동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이익 변동성이 큰 만큼 안정적인 배당이 가능한 종목을 선택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이익 개선과 고배당을 함께 노릴 수 있는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익 개선이 없더라도 배당을 한 번도 줄이지 않은 고배당 주식에도 관심을 둘 만하다”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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