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0년 가까이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성여(53)씨가 지난 17일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그가 받게 될 형사보상금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누명을 쓰고 겪은 고초를 돈으로 환산할 순 없지만, 법조 관계자들은 윤씨가 형사보상금에 더해 정신적 손해배상까지 청구할 경우 20억원에서 40억원 가량을 보상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우선 윤씨가 청구할 수 있는 것은 형사보상금이다. 형사보상은 수감 이후 무죄가 확정됐을 경우 국가가 수감 기간에 대한 피해를 일정 부분 보상해 주는 제도다.
현행 형사보상법에 따르면 형사보상금은 하루 기준 보상금 액수에 구금 일수를 곱해 책정한다. 하루 보상금은 무죄가 확정된 연도의 최저 일급(8시간 근무 기준)의 최대 5배까지 가능하며, 올해 최저시급인 8,590원으로 환산하면 하루 최대 34만3,600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윤씨가 억울하게 복역한 기간은 무려 19년 6개월이다. 실제 복역은 7,100일 남짓하지만, 산재보상 산정 월평균 가동일수인 월 22일로 보상금을 추산하면 윤씨는 최대 17억6,000여만원의 보상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비슷한 예로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이 있다. 당시 범인으로 몰려 1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최모(당시 16세) 씨는 무죄 판결을 받은 뒤 8억4,000여만원의 형사보상금을 받기도 했다.
이 밖에도 윤씨는 당시 수사 과정에서 불법 구금과 고문 등을 당한 사실이 인정됐기에 국가를 상대로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윤씨는 이날 무죄판결을 받은 뒤 하고 싶은 일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 살면서 생각해보겠다. 보상 문제도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어 “30년 만에 무죄를 받아 속이 후련하고 앞으로 저 같은 사람이 나오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라며 “앞으로는 공정한 재판만 이뤄지는 게 바람”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지웅배 인턴기자 sedati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