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8년, 세종 30년 명의 황실은 조선이 개발한 화기를 두려워해 극비리에 이를 와해시키고자 한다. 이를 알게 된 조선에서는 신기전 개발의 모든 것이 담긴 군서 ‘총통등록(銃筒騰錄) ’과 외동딸 ‘홍리(한은정)’를 피신시키고 완성 직전의 ‘신기전’을 폭파시켜버린다.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자 명은 대규모 사신단으로 위장한 무장세력을 급파해 사라진 ‘총통등록’과 ‘홍리’를 찾아 나선다.
2008년 개봉된 영화 신기전의 줄거리이다. 사극의 시나리오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허구를 덧대 만들게 된다. 신기전(神機箭)은 1448년(세종 30년) 개발되어 17세기 이후까지 생산된 고체 로켓으로 폭탄 대신 화살촉을 사용했다. 서양보다도 300년 빠른 불화살 ‘신기전’은 어떻게 만들었을까. 조선시대 무기발전의 과정을 통해 과학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강의가 열렸다. 안나미 성균관대 한문학과 겸임교수가 진행하는 ‘조선의 과학이야기’이다. 총 5강으로 진행되는 이번 강의는 1강 ‘하늘의 이치는 땅에 구현된다(천문학)’ 2강 ‘논밭의 면적을 계산하라(수학)’ 3강 ‘억울한 죽음은 없도록 하라(법의학)’ 4강 ‘정확한 시간을 알려라(물리학)’ 5강 ‘불을 쏘아 나라를 지켜라(화학)’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다섯 번째 강의에서 안 교수는 ‘불을 쏘아 나라를 지켜라(화학)’ 라는 주제로 조선시대에 어떤 과학 기술이 발전되었는지를 소개한다.
그는 신기전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도면을 보면서 작동원리를 설명한다. 아울러 화살을 쏘아 올린 화약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그 밖에도 불씨를 손으로 점화해 독화약이 들어있는 포를 발사하는 화포인 ‘비몽포’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안 교수는 “조선시대에는 과학이 뒤쳐져있었을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할 수 있지만 이번 강의를 통해서 그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그 시대에 맞춰서 첨단을 달리고 끊임없이 발전되면서 세계 첨단의 기술이라는 것이 최근 검증되고 있는 만큼 이를 오늘에 되살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강좌는 지난 10월 26일 공개된 ‘고인돌2.0’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다. 고전 인문 아카데미 ‘고인돌2.0(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은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2013년부터 공동으로 진행하는 인문 교육 사업으로 8년째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 19의 팬데믹으로 전문가들이 직접 강의실을 찾아가는 대신 온라인으로 수업을 한다. 특히 올해 ‘고인돌 2.0’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새로운 형식으로 강의를 기획했다. 해를 거듭하면서 중고등학생들이 인문학에 관심이 커지고 있어 중고등학교 교과목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일상 속에서 인문학적인 사고를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아울러 인문학 공부를 처음 시작하려는 성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강의도 풍성하다. 2020년 ‘고인돌 2.0(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사업은 SK이노베이션, 한화생명, 농협생명, 교보생명, DB손해보험의 후원으로 진행된다. /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indi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