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식 장기 보유에 대한 세제 혜택을 추진하면서 그 방법으로 거론되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관심이 쏠린다. 도입 초기 반짝 흥행한 후 ‘찬밥’ 신세로 전락한 ISA지만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에 발맞춰 내년부터 주식 거래가 가능해지며 화려한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ISA를 통한 장기투자 혜택으로 가계 자산 증식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18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오는 2023년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을 앞두고 ISA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ISA는 한 계좌에 예금·펀드·파생결합증권 등 여러 금융 상품을 담을 수 있는 계좌다. 연 2,000만 원씩 가입 기간(5년간) 최대 1억 원까지 납입이 가능하고 가입 기간 중 발생한 손익을 통산한 후 순이익에 대해 200만 원까지 비과세, 200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9.9% 분리과세 하는 혜택이 있다.
‘전 국민 절세 계좌’라는 화려한 수식어와 함께 지난 2016년 3월 출시된 후 도입 6개월 만에 가입자 계좌 수가 240만 개를 넘으며 큰 인기를 끌었던 ISA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혜택으로 이후 가입 계좌가 꾸준히 줄며 올해 6월에는 200만 개 아래로 떨어졌다. 가입 금액 역시 지난해 4월 이후 20개월째 6조 원대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그간의 부진에도 최근 ISA에 관심이 쏟아지는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전 국민의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에서 7월 정부 세법 개정안으로 내년부터 ISA 계좌를 통해 주식 투자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입 요건인 소득 기준이 폐지되며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특히 정부가 17일 내놓은 내년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그간 부정적이었던 주식 장기 보유에 대한 혜택을 공식화하며 ISA의 혜택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확산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의 한 관계자는 “2023년 금융투자소득세제 도입을 앞두고 기획재정부는 내년부터 ISA를 통한 주식 거래를 허용하기로 한 상태”라며 “구체적인 안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기존 정부 입장과 ISA의 제도 정비 방향을 보면 ISA를 통한 세제 혜택이 기존 정부 방침에 가장 부합한다”고 말했다.
ISA에 대한 혜택을 확대하는 내용의 정부의 세법 개정안에도 불구하고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가계 자산 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ISA에 대한 보다 파격적인 혜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15일 금융투자협회와 한국거래소가 공동 주최한 토론회에서 “ISA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두 배 이상으로 확대하고 장기 보유 투자에 대한 세제 편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