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가성비' 골프장과 차량, 볼보 V60과 큐로CC [박시진 기자의 골카]

희소성 돋보이는 웨건 모델…3인 탑승 충분

올해부터 본격 영업…'뻐꾸기 골프TV' 출연

산 지형 따라 업다운 심하지만 어드벤처 코스

저렴한 그린피에 접근성도 훌륭

큐로CC는 산을 깎아 만들어 홀 마다 높낮이의 편차가 심했습니다. /박시진 기자큐로CC는 산을 깎아 만들어 홀 마다 높낮이의 편차가 심했습니다. /박시진 기자



이번 주 코너의 키 워드는 ‘가성비’입니다. 비교적 성능 대비 저렴한 볼보의 V60을 타고 상대적으로 그린피가 저렴한 큐로컨트리클럽(CC)을 다녀왔기 때문입니다. V60은 유럽에서 각광 받는 것과는 달리 ‘해치백 무덤’으로 불리는 국내 시장에서 선방하고 있습니다. 국내에는 왜건이 찬밥이라 수입이 매우 소극적인 편이지만, V60은 국내 왜건 시장의 살아남은 모델로 패밀리카로 목적성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토르 망치 형상의 DRL 램프가 눈에 띄는 V60의 전면입니다. /박시진 기자토르 망치 형상의 DRL 램프가 눈에 띄는 V60의 전면입니다. /박시진 기자


큐로CC는 옛 블루버드CC로 경기관광개발이 운영하고 있는 골프장입니다. 법정관리에 놓였던 골프장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큐캐피탈파트너스가 2년 전에 인수한 뒤 지난해 말 9홀을 추가했습니다. ‘27홀 대중제 골프장’으로 탈바꿈 한 큐로CC는 올해부터 제대로 된 영업을 시작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이 곳은 파인힐·오크힐·로키힐 3가지 코스로 산지형 골프장입니다. 최근 방송인 김구라씨의 ‘뻐꾸기 골프TV’에 김성주씨가 출연한 편으로 유명해진 골프장이기도 합니다. 이 골프장은 전반적으로 산지형이라 오르막코스와 내리막코스가 많고 전장 길이는 그리 길지 않은 편입니다. 다만 페어웨이 폭이 좁고 중간에 개미 허리인 홀들이 종종 있으며, 턱이 높아 탄도가 높지 않은 편이라면 트러블샷을 쳐야 할 상황에 놓이는 홀이 많습니다. 곤지암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으로 강남권 기준 40~50분 가량 소요되는 매우 가까운 골프장입니다.




V60의 측면은 젊은 느낌을 줍니다. /박시진 기자V60의 측면은 젊은 느낌을 줍니다. /박시진 기자


이날 시승한 V60는 볼보의 아이덴티티인 토르 망치 형상의 데이라이트(DRL) 램프가 눈에 띕니다. 날렵한 모양에 스포티한 감성까지 V60의 디자인은 매우 젊은 느낌을 줍니다. 여기에 크로스컨트리라는 특성답게 전면부 범퍼 덕트 부분에 크롬 재질 대신 비교적 저렴한 플라스틱 재질이 사용돼 활동성에 더욱 힘을 보태는 듯 한 느낌이 듭니다. 다른 크로스컨트리와는 달리 전고가 보다 높지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보다는 낮은 전고(1,850mm)를 갖고 있습니다. 전장은 생각보다 길지 않습니다. 리어 테일램프 형상은 후면부 중간까지 파고드는 가로 형태로 BMW의 X1 차량과 비슷합니다.

V60의 후면부는 X1과 비슷해 보입니다. /박시진 기자V60의 후면부는 X1과 비슷해 보입니다. /박시진 기자


볼보의 실내는 스웨디시 감성에 고급스러움이 한 스푼 담겼습니다. /박시진 기자볼보의 실내는 스웨디시 감성에 고급스러움이 한 스푼 담겼습니다. /박시진 기자


실내를 살펴보면 볼보의 패밀리룩이 물씬 느껴집니다. 세로 형태의 큼지막한 디스플레이와 그 밑 라인을 살려놓은 우드 트림, 고급스럽고 장인의 느낌을 살려주는 스티치, 여기에 최소화된 물리적인 버튼에 심플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스웨디시 감성을 전달해 줍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능은 없습니다. 전반적인 인테리어의 그립감은 우수합니다. 기어노브를 감싸고 있는 가죽 재질과 다이얼 방식의 기어노브, 인포 시스템 역시 터치감이 좋습니다. 여기에 바우어앤윌킨스(B&W) 제품으로 제공되는 스피커 역시 볼보의 감성을 흠뻑 담고 있습니다. 콘서트 모드를 적용하고 음악을 틀자 마치 콘서트장에 와있는 느낌이 듭니다. 여기에 대형 SUV에서 느낄 수 있는 것 같은 썬루프의 개방감은 보너스입니다. 날씨 좋은 날 라운딩 가는 즐거움이 배가됐습니다.


트렁크의 경우 기본 529ℓ, 2열 폴딩 시 1,441ℓ의 용량을 제공합니다. 폭이 생각보다 넓지 않아 골프백 2개가 넉넉하게 크로스 형태로 들어갑니다(보스톤 백 2개 포함). 3인이 탑승한다면 공간은 확보할 수 있으나 뒷 시야는 포기해야 할 듯합니다. (하지만 대리기사님은 부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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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백 3개와 보스톤백 3개가 들어갑니다. 그러나 운행 시 뒷 시야는 포기해야 합니다. /박시진 기자캐디백 3개와 보스톤백 3개가 들어갑니다. 그러나 운행 시 뒷 시야는 포기해야 합니다. /박시진 기자


주행 능력을 보면 속도를 낸다면 크로스컨트리의 특징답게 낮은 차체로 우수한 코너링을 선사합니다. 고속에서도 안정감을 선사해주며 세단보다 높은 차고로 전방에 대한 시인성이 아주 훌륭했습니다. 다양한 도로 환경에 대응이 가능한 모드는 덤이었습니다. 4기통 2ℓ 가솔린엔진에 254마력, 35.7kgf·m토크는 준수한 운동 성능을 보여줬습니다. 제로백 역시 6.8초에 불과했습니다. 스포츠 모드로 운행 시 3,000rpm에서부터 들려오는 가상의 배기음이 속도감을 더해 줬지만, 하체 세팅이 단단해진다거나 스티어링 휠이 더욱 묵직해지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오크힐의 1번 홀은 물 해저드가 티샷 바로 옆에 존재해 심리적인 부담을 선사합니다. /박시진 기자오크힐의 1번 홀은 물 해저드가 티샷 바로 옆에 존재해 심리적인 부담을 선사합니다. /박시진 기자


이날 라운딩은 오크힐로 시작해 로키힐로 끝났습니다. 오크힐의 첫 번째 홀부터 오른쪽에 물 해저드가 등장합니다. 물을 찾아가는 볼 특성답게 빠지나 싶었지만, 거리 덕분에 해저드를 무사히 넘겼습니다. 하지만 그린 앞에 벙커에서 빠져 허우적댔습니다. 2번 홀에서는 티박스에서 보이지 않는 물 해저드가 복병이었습니다. 슬라이스를 지나 긴 파3홀에 진입하자 2단 그린이 눈에 띕니다. 오크힐은 대부분의 홀이 그린 앞에 벙커가 위치했을 뿐 아니라 숨겨진 물 해저드를 조심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로키힐의 7번 코스는 그린 앞의 벙커 톡이 돌벽으로 매우 높습니다. /박시진 기자로키힐의 7번 코스는 그린 앞의 벙커 톡이 돌벽으로 매우 높습니다. /박시진 기자


로키힐은 3가지 코스 중 제일 어려운 곳입니다. 로키힐은 해발 500m의 산을 깎아 만들어 홀마다 카트를 오래 타야 하기도 합니다. 전반보다 내리막이나 오르막 등 언듈레이션이 심한 홀들에 좁은 페어웨이 등이 난관입니다. 곳곳에 위치한 카트길과 OB, 해저드 라인이 있어 거리가 많이 나는 장타자들에게 불리합니다. 특히 로키힐의 7번홀은 파5로 보이지 않는 왼쪽으로 거의 90도로 꺾어져 있습니다. 이 경우 욕심을 버리고 세컨샷 근처에 있는 물 해저드를 피해 가는 것이 현명한 듯 보입니다. 이 때문에 이 홀은 드라이버 거리가 많이 나는 사람들은 우드를 잡는 편이 유리할 뿐 아니라 그린 앞에 돌벽을 쌓은 벙커가 심리적인 부담감을 증폭시켜 코스 공략이 매우 중요한 홀입니다. 마지막 홀인 9번홀 역시 파4지만, 드라이버를 잡는 티샷보다는 세컨샷과 숏게임이 매우 중요한 코스입니다. 이처럼 로키힐은 코스 공략이 매우 어려운 홀이 많습니다.

큐로CC에는 마스코트 유기묘 큐롱이가 있습니다. /박시진 기자큐로CC에는 마스코트 유기묘 큐롱이가 있습니다. /박시진 기자


큐로 18홀을 돌자 한 편의 어드벤쳐 코스를 경험한 듯했습니다. 탈탈 털린 멘탈을 부여잡고 클럽하우스로 돌아오자 중앙에 위치한 비디오 아트의 창조자 고(故) 백남준의 ‘알렉산더 대왕’이 눈에 띕니다. 큐로CC의 전반적인 코스를 평가하자면 여성 우대가 돋보이는 골프장으로 가성비가 매우 좋습니다. 특히 파3 홀의 조경이 예뻤습니다.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야간라운딩이 가능하지만, 코스 중 로키힐은 야간조명 시설이 없다고 합니다. 주의해야 할 점은 반바지의 차림은 라운딩도, 클럽하우스 입장이 불가능하며, 흡연자들에게는 최악의 골프장으로 불릴 만큼 허용된 구역을 제외하고는 금연을 해야 하는 곳입니다. CCTV가 매 홀마다 달려 흡연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전에 담배꽁초로 인해 불이 나 2년간 일부 코스의 영업이 중단됐다고 하니 이해도 됩니다. 거리나 코스 대비 가성비가 뛰어났던 큐로 CC와 5,000만원 대에 주행 성능과 디자인 등 가심비를 꾀했던 V60의 궁합은 꽤 잘 어울려 보였습니다.


박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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