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전력난에 30층을 걸어서…'호주산 석탄금지' 제발등 찍은 中

저장성 공장 셧다운에 가로등 끄고 엘리베이터 중단

3도 이하 때만 난방 허용·일부 가정용기구 사용금지도

중국이 연일 호주 때리기에 나서면서 호주산 석탄 수입도 금지한 가운데, 이로 인해 전력부족이라는 부메랑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장 가동에 차질이 빚어지고 밤에 가로등이 켜지지 않으며, 엘리베이터가 운행을 중단하면서 사람들이 30층을 걸어 올라가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홍콩 명보는 18일 중국 저장(浙江)성과 후난(湖南)성을 비롯한 여러 지역이 최근 잇따라 ‘질서 있게 전력을 사용하라’는 통지문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저장성은 오는 31일까지 상업지역에서는 기온이 3도 이하로 떨어질 때만 난방기구를 켤 수 있다고 고지했다. 행정기관들도 최소한으로 난방기구를 가동해야 한다.

호주 대형 석탄광산./AP 연합뉴스호주 대형 석탄광산./AP 연합뉴스



앞서 지난 13일 저장성 이우(義烏)시와 진화(金華)시가 발표한 에너지 절감 계획에 따르면 공공장소에서는 외부 기온이 5도를 넘어가면 난방을 끄고, 조명은 합리적으로 사용해야 하며, 3층 이하 승강기는 가동을 멈춰야 한다. 이로 인해 상업지역에서는 매일 오후 3시면 정전이 발생해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고 직원들은 재택근무로 전환됐다. 사흘에 하루씩 작업이 중단되면서 수출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 14일 후난성은 매일 오전 10시30분부터 정오까지, 오후 4시30분부터 8시30분까지를 전력 사용 제한 시간으로 설정했다. 그에 앞서 후난성 창사(長沙)시는 지난 8일 전기난로나 전기오븐 등 전력을 많이 잡아먹는 가정용기구의 사용을 금지했다.

관련기사



명보는 이러한 전력부족의 주요 원인은 중국이 지난달 6일부터 호주산 석탄 수입을 중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석탄 가격 안정을 위해 모든 발전소에 호주산을 제외하면 석탄을 제한 없이 수입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는 중국 관영매체의 보도가 나온 게 지난 13일이지만, 중국은 이미 그 전부터 호주산 석탄 수입을 제한해왔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북부 산시성의 다퉁 탄광 근처의 컨베이어 벨트에서 석탄을 분류하는 노동자들의 모습./AFP 연합뉴스중국 북부 산시성의 다퉁 탄광 근처의 컨베이어 벨트에서 석탄을 분류하는 노동자들의 모습./AFP 연합뉴스


호주 매체들에 따르면 호주산 석탄의 중국 수출은 지난달 첫 3주 동안 96% 급감했다. 또 전날 뉴욕타임스는 중국이 올해 8월부터 호주산 석탄을 차츰 줄여나가다 이제는 공식적으로 수입금지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명보는 호주산 석탄이 중국 석탄 수입의 57%를 차지하고 있어, 대책없이 호주산 석탄 수입이 계속 중단되면 중국 다른 지역에서도 전력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가개발개혁위원회는 최근 전력 부족 사태는 산업분야의 고속성장과 추워진 날씨 때문이라면서, 관련분야에 전력 공급이 안정적이고 질서 있게 이뤄질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지웅배 인턴기자 sedation@sedaily.com

지웅배 인턴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