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美中 리더십 훼손… 코로나발 '왕위 교체기' 올 것”

사회과학協·한국정치학회 '시민의식 변화' 특별 지상세미나

정재환 교수 "국제 리더십에 공백

대외정책, 다자주의가 핵심될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미국·중국 두 패권국의 소프트파워가 심각하게 약화·훼손되면서 국제 질서에서 패권적 리더십의 ‘왕위 교체기’가 올 것입니다.”

정재환(사진) 울산대 사회과학대 교수는 한국사회과학협의회와 한국정치학회가 22일 공동 주최하는 ‘코로나19 전후, 정치에 대한 시민 의식의 변화’ 특별 지상 세미나에 앞서 21일 공개한 발표문에서 “코로나19 이후 미중의 국제적 역할 부재와 이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크게 늘어 앞으로 국제적 리더십의 공백 상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코로나19와 세계화에 대한 인식 변화’를 주제로 발표한 정 교수는 국제적 리더십 공백이 향후 세계화의 안정성을 해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봤다. 최근 미국·영국 등의 강한 보호주의 흐름에 더해 ‘코로나19발(發)’ 경제 위기의 장기화가 세계화 반작용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 교수는 “미국은 물론 미의 리더십 대체국으로 여겨졌던 중국의 소프트파워마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당분간 미중이 리더십을 발휘할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고 강조했다.


패권적 리더십이 사라지면서 개별 국가가 세계화를 제한할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는 게 그의 평가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에도 국가별 위기 때는 통화·금융 안정성 유지를 위해 국제적 자본 이동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각 국가에 보다 폭넓게 부여해야 한다는 국제적 합의가 도출된 바 있다. 정 교수는 “보건·안보, 금융시장 등 영역에서 국제적 교류로 인한 위험성 전파가 파악되면 국제적 교류를 어느 정도 차단할 수 있는 국가의 자율성이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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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패권적 리더십 부재 상황에서 세계화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드는 것이 향후 국제 질서의 중요 과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 교수는 이에 대한 해법으로 ‘관리되는 세계화’를 제시했다. ‘세계화의 위험성이 증가하는 시기·영역에 한정해 국제적 교류를 일정 정도 차단하는 국가 권한을 보장해주는 국제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세계화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국제기구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며 “국제적 합의 도출을 위한 다자주의 외교가 향후 우리나라 대외 정책의 핵심적인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미나 토론자로 나선 공민석 서강대 교수는 발표문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이후 국제관계의 가장 큰 문제로 리더십 부재를 지적했다. 그는 “미·중 리더십 위기가 단지 리더십 부재를 의미하는 ‘G 0’가 아닌 두 강대국의 갈등이 국제질서 불안정을 악화시키는 ‘G -2(마이너스2)’로 간다는 진단도 있다”며 “이로 인한 직접적인 결과가 세계화의 역전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팬데믹 책임을 둘러싼 공방, 의약품 및 방역물자 확보를 위한 국가간 경쟁속에서 국제적 협력기제는 원할히 작동하지 않을수 있다”며 “국가간 상호의존성이 약화되고 각자도생하면서 배타적 생존논리가 다자주의에 기반한 국제협력을 압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박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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