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금융가

"혁신금융" 이라던 팝펀딩에 뒷북제재...체면 구긴 당국

자회사 대부업체 '소셜대부'

무허가 채권추심 제재 결정

이미 폐업...늑장 대응 비판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의 모습. /연합뉴스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의 모습. /연합뉴스



금융 당국이 혁신금융으로 손꼽았던 ‘팝펀딩’의 자회사 대부업체가 무허가 채권추심업으로 제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회사가 폐업한 뒤 당국이 제재 결정을 하면서 ‘뒷북 제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달 초 팝펀딩소셜대부 임직원에게 문책경고·감봉 3월 등 조치를 통보했다. 팝펀딩소셜대부는 개인 간 거래(P2P) 업체인 팝펀딩의 자회사인 대부업체다. P2P란 개인 투자자로부터 투자금을 모집해 차주에게 대출해 주는 서비스다. 투자자를 상대하는 플랫폼 회사와 차주에게 대출을 해주는 대부업체로 역할이 분담돼 있다.

금감원이 최근 팝펀딩소셜대부를 제재한 데는 해당 업체가 금융위원회의 채권추심업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채권추심 행위를 한 게 적발되면서다. 회사는 자사의 4개 차주에 대한 대출채권을 3개 회사에 매각하고 이들 3곳으로부터 대출채권의 채권추심업무를 위임받아 2018년 12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약 1년간 차주에게 상환을 촉구했다. 현 신용정보업법상 채권추심업을 하려면 금융위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금융 당국의 입장도 난처해졌다. 팝펀딩소셜대부가 금융 당국의 허가 없이 채권추심업행위를 하던 기간은 팝펀딩이 금융 당국으로부터 혁신금융으로 손꼽힌 시기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11월 팝펀딩의 파주 물류 창고를 방문해 ‘동산금융의 혁신사례’로 지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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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실제로는 자회사를 통해 관련 법규도 지키지 않고 영업해왔던 셈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팝펀딩과 팝펀딩소셜대부 모두 폐업한 상황”이라며 “임직원이 모두 퇴사해 제재 조치를 퇴직자의 위법 사항으로 통보했다”고 말했다.

팝펀딩은 홈쇼핑이나 오픈마켓 판매업체 등 중소기업의 재고 자산 등을 담보로 잡고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빌려주는 동산담보 대출에 특화된 P2P 업체다. 새로운 대안 금융에 자산운용사까지 뛰어들어 사모펀드 상품을 선보였지만 사기와 횡령·자금유용 등 불법 혐의가 드러나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대표 등 임직원이 개인이나 법인의 명의를 동의 없이 이용해 가상의 대출을 만들고 투자금을 모은 혐의를 받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홈쇼핑의 방송 일정에 따라 납품 업체가 크게 영향을 받는 시장이어서 이를 기반으로 한 상품의 투자 위험도도 클 수밖에 없다”며 “리스크에 따라 불법행위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금융권이 모두 안일하게 생각했던 게 아니었나 싶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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