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세계 각국이 확장 재정 정책을 펼치는 상황에서 한국의 올해 재정적자가 선진국 중 가장 적은 수준이라는 발표가 나오자 여당 내에서도 엇갈린 해석이 나왔다. 유동수 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성공 방역으로 코로나19를 억제하는 게 안정적인 국가재정에 이바지한다”고 밝힌 반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정부의 ‘소극적 재정 정책’을 비판하며 홍남기 기획재정부장관 및 경제부총리를 질타했다.
유 수석부의장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코로나 대유행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가 전시에 버금가는 재정부양책을 펼치는데 한국의 재정적자가 선진국 중 최소에 가깝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성공 방역으로 코로나를 억제하는 것이 안정적 국가재정에 이바지한다”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20일 한국의 올해 일반재정수지적자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4.2%라는 내용이 담긴 경제전망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같은 수치는 선진국 및 중국·인도 등을 포함한 42개 주요국 중 노르웨이(1.3%), 덴마크(3.9%), 스웨덴(4.0%)에 이어 4번째로 작은 것이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 10월 내놓은 세계 재정상황 관찰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기초재정수지 적자가 GDP의 3.7%로 34개 선진국 중 키프로스(3.1%)에 이어 2번째로 작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 수석부의장은 “정부와 여당은 코로나19 피해를 가장 크게 받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위해 추가 지원을 준비 중”이라며 “위기 대응 과정의 시중 유동성이 우리 경제의 성장을 이끌도록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 지사는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OECD 경제전망보고서 내용을 언급하며 “홍 부총리님을 비롯한 기재부에 묻고 싶다. 뿌듯하십니까”리고 물었다. 그러면서 “만약 그렇다면 경제 관료로서의 자질 부족을 심각하게 의심해보셔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어려운 국민들의 삶을 돌보지 않아 재정 손실이 적었다는 사실에 수치심을 느껴도 모자랄 판에, 국민이야 어찌 됐든 곳간만 잘 지켜 국가재정에 기여했다 자만한다면 그저 한숨만 나올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전시에 재정 아낀다고 부상자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국가는 영구장애에 대한 더 큰 손실을 감당해야 한다”며 “전쟁 중 수술비를 아낀 것은 자랑이 아니라 수준 낮은 자린고비임을 인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곳간을 지키는 것만이 재정정책이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 살림 전체에 도움이 되도록 칸막이부터 없애고, 재정정책이 곧 경제정책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