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600명 공포에 떤 김포지하철, 승객안전 책임질 직원도 없이 운행

사고 원인은 종합제어장치 고장으로 밝혀져

코로나로 안전원 절반 투입…안내방송도 안해

21일 오후 김포도시철도 김포공항역과 고촌역 사이 선로에서 전동차가 갑자기 멈춰서 승객 200여명이 1시간가량 갇혔다가 대피로를 통해 고촌역으로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21일 오후 김포도시철도 김포공항역과 고촌역 사이 선로에서 전동차가 갑자기 멈춰서 승객 200여명이 1시간가량 갇혔다가 대피로를 통해 고촌역으로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퇴근 시간대 승객 600여 명이 1시간가량 전동차에 갇힌 김포도시철도 사고는 전동차의 종합제어장치 고장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포도시철도 운영사인 김포골드라인은 지난 21일 오후 6시 35분께 김포공항역과 고촌역 사이 선로에서 갑자기 멈춰 선 전동차를 조사한 결과 종합제어장치(TCMS)의 중앙처리보드(CPUT)가 고장으로 동작 오류를 일으켰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22일 밝혔다. 종합제어장치는 전동차의 주요 기능을 총괄하는 기기이며 중앙처리보드는 종합관제실의 명령을 해독하고 실행하는 핵심 부품이다. 이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사고 전동차는 비상제동장치가 가동돼 멈춰 섰고 뒤따라오던 다른 전동차도 함께 멈췄다는 게 김포골드라인의 설명이다.


이 사고로 당시 전동차에 타고 있던 승객 등 600여 명이 1시간가량 갇혀 큰 불편을 겪었다. 사고 전동차는 김포공항역에서 고촌역 방면으로 운행 중이었으며 무인 열차여서 기관사는 타고 있지 않았다. 일부 승객은 호흡 곤란이나 불안 증세를 호소하기도 했다. 또 철도 전 구간에서 열차 운행이 3시간 동안 전면 중단됐다.

김포골드라인은 사고 1시간 만인 오후 7시 34분께 전동차 2대에 갇힌 승객들을 하차시켰다. 승객들은 상하행선 양쪽 선로 가운데에 설치된 대피로를 걸어서 2㎞ 떨어진 고촌역이나 터널 중간에 설치된 비상 대피 구역으로 이동했다. 대피 과정에서 일부 승객은 대피로가 어두운 탓에 넘어져 다치기도 했다. 김포골드라인은 모든 승객이 선로 대피로에서 빠져나간 오후 8시 10분부터 선로 확인 작업을 벌였고 사고 발생 3시간 만인 오후 9시 45분께 모든 전동차 운행을 재개했다.


김포골드라인 관계자는 “종합제어장치의 고장 원인은 좀 더 면밀한 조사가 이뤄져야 알 수 있으며 조만간 전동차 제조사에 조사를 의뢰할 계획”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응급 복구 교안을 제작해 모든 직원에게 교육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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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시도 이번 사고에서 발생한 문제점에 대해서는 보완책을 마련해 유사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김포시는 사고 당시 전동차 내부에는 안내방송이 없었고, ‘열차 안전원’이 탑승하지 않은 사실을 시인했다.

김포시는 사고 당시 종합관제실에서 모든 전동차와 역사에 안내방송을 했지만 운행 장애를 일으킨 전동차에는 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방송이 나오지 않아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고 전동차에 승객을 챙기는 열차 안전원이 없었던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전 인원의 절반만 투입, 2편성당 1명씩 탑승하도록 한 게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김포시는 전동차에 전력 공급이 끊겨도 안내방송이 나오게끔 기술적 검토를 시행하는 한편 비상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열차안전원 운영계획을 재검토할 방침이다. 정하영 김포시장은 “신속한 조치가 미흡해 승객들에게 큰 불편을 끼친 점을 다시 한번 사과한다”며 “김포골드라인에 철저한 원인 규명은 물론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관리와 비상시 대응 매뉴얼을 재점검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개통한 김포도시철도는 김포한강신도시와 서울지하철 9호선 김포공항역까지 총 23.67㎞ 구간(정거장 10곳)을 46량 23편성으로 오가는 완전 무인운전 전동차로 하루 평균 6만여 명이 이용한다. 이 도시철도는 소유주인 김포시와 서울교통공사 간 유지관리 위탁계약에 따라 공사 자회사인 김포골드라인이 운영하고 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박예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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