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시멘트값 인상에...레미콘업체 '설상가상'

톤당 최대 9.3% 인상 통보 받아

운송비 이어 비용부담 커져 울상

레미콘 "유연탄 가격 안정적" 반발

시멘트업체 "수년간 못올려" 항변

연말연초 인상폭 놓고 대립 불가피




연말 레미콘 업계와 시멘트 업계가 시멘트 가격 인상을 놓고 한바탕 전쟁을 치를 전망이다. 시멘트 업체들이 최근 레미콘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시멘트 가격 인상을 레미콘 업체에 속속 통보하면서 갈등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레미콘 업체들은 시멘트 원가에서 30% 비중을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 흐름이 안정적인 상황에서 가격 상승 유인이 없다는 입장인 반면 시멘트 업체들은 수년간 가격을 올리지 못한 만큼 단단히 벼르는 모양새다.

수도권의 한 레미콘협동조합 고위 관계자는 21일 “최근 시멘트 업체들이 레미콘 업체에 가격 인상 의지를 공문을 통해 속속 통보하고 있다”며 “연말 연초에 시멘트 가격 인상 폭을 놓고 치열한 협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레미콘 업체로서는 시멘트 업체에 ‘을’일 수밖에 없어 결국 수주 가격을 올려줘야 할 것”이라고 봤다.

2315A16 시멘트 업체 영업이익


실제 한 레미콘 업체는 최근 톤당 시멘트 가격을 7만 5,000원에서 최대 8만 2,000원까지 올릴 수 있다고 시멘트 업체로부터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인상률은 9.3%에 이른다.


레미콘 업체들은 안정적인 유연탄 가격을 이유로 시멘트 가격 인상 시도에 반발하고 있다. 최근에야 유연탄 가격이 상승하고 있기는 하지만 연간 베이스로 보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요 감소로 가격이 지지부진했던 만큼 시멘트 인상 유인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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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기업의 수익도 좋은 편이다. 대표 업체인 쌍용양회의 올해 영업이익은 431억원(3·4분기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2% 늘었고 아세아시멘트와 한일시멘트의 영업이익도 각각 146억원, 279억원으로 57.17%, 123.43% 증가했다. 레미콘 업계의 한 임원은 “운송을 맡고 있는 지입차주와의 운송비 협상에서도 잇따라 밀리면서 10% 내외의 인상에 합의해 운송비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에서 20%로 커졌다”며 “시멘트 가격까지 올리면 비용부담이 너무 커진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하지만 시멘트 업계도 불만이 많다. 그간 극심한 경쟁으로 시멘트 가격이 내려간 적도 있고, 수익 개선은 구조조정 일단락, 원가구조 개선 등에 따른 것이란 호소다. 더구나 일률적 시멘트 인상은 담합 조사로 가능하지도 않다는 항변이다. 시멘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부 기업의 수익성 개선은 폐열발전설비 가동 등 순환자원 다변화 등에 따른 것”이라며 “올해 실적도 매출은 작년 대비 빠졌다”고 지적했다. 레미콘 업계의 한 실무자는 “한정된 공사를 두고 출혈경쟁이 빚어지는 판에 레미콘·시멘트·골재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갖춘 몇몇 대형사 말고는 생존 자체가 버거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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