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근로제 확대 필요성에 대다수 직장인도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최근 직장인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근로시간에 대한 직장인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81.3%가 ‘유연근로제 확대가 필요하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이 유연근로제 확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주된 이유는 ‘업무시간과 성과가 비례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본인의 일하는 시간과 업무성과가 비례하는 편인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4.4%가 ‘비례하지 않는 편’이라고 답했다.
엄격한 근로시간 관리로 업무에 불편함을 겪은 적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62%가 ‘있다’고 응답했다. 근로시간과 성과가 비례하지 않는데 근로시간만 엄격히 규제하면 비효율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게 대한상의 측의 설명이다.
구체적인 불편사항으로는 긴급업무 발생 시 대응 곤란’이라는 응답이 42.8%로 가장 많았고, △집중근무 어려움(33.9%) △경직된 출퇴근 시간 등으로 생활불편 초래(22.8%) 등이 뒤를 이었다.
직장인들은 선택근로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선택근로제는 일정한 정산기간 내에서 어떤 주에는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해 일을 하고, 다른 주에는 초과한 시간만큼 더 쉴 수 있는 제도다. 지난 12월 9일 국회가 연구개발(R&D) 업무에 한해 선택근로제 정산기간을 1개월에서 3개월로 확대했지만 직장인의 76.3%는 R&D 외 직무에도 정산기간 확대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국내에도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조사대상의 87.5%가 ‘도입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은 근로시간 관리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고소득 관리직 등에 대해 근로시간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제도로 미국, 일본 등에서 활용 중이다.이 제도를 도입할 경우 고소득의 기준은 얼마 이상이 적당할지에 대한 질문에는 평균 7,950만원으로 답했다. 현재 미국은 10만7,000달러(약 1억2,000만원), 일본은 1,075만엔(약1억2,000만원) 이상의 고소득 근로자에게 적용되고 있다.
주52시간제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52시간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직장인의 58.0%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불만’이라는 응답은 11.3%였으며, ‘중립적’이라는 응답도 30.7%나 됐다.
직장인이 주52시간제에 만족하는 이유는 ‘근무시간 감소’가 65.8%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어 △불필요한 업무 감소(18.4%) △업무 집중도 증가(11.4%)등의 응답이 나왔다. 반면 불만이라는 이유로는 ‘소득 감소’(37.0%)가 가장 많았고, △업무효율 저해(29.6%) △업무부담 가중(22.2%)등이 뒤를 이었다.
전인식 대한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글로벌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연구소나 사무실에서 혁신이 쏟아져야 하는데, 주52시간제가 획일적인 규제로 작동해서는 곤란하다”면서 “주52시간 시대에 맞게 장시간 근로는 방지하되, 이제는 우수한 인재들이 일할 때 맘껏 일하고 쉴 때 충분히 쉴 수 있도록 유연근로제를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하는 입법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