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001510)이 특허 리서치에서 강점을 가진 PTR자산운용을 인수한다. PTR자산운용이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을 발굴해 펀드에 편입하는 노하우를 가져 최근 SK증권이 중시하는 ‘무형자산 기반 투자’와 맞닿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K증권 입장에서는 지난해 트리니티자산운용을 품은 데 이어 PTR자산운용 인수까지 성공하면 취급 상품 라인업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
23일 금융 투자 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은 무형자산 기반 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PTR자산운용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PTR자산운용은 약 900억 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며 기술력에 비해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하고 있다. 특허 빅데이터 전문 기업인 위즈도메인이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특히 자체적인 기업 평가 방법론인 ‘PTR(Price-Technology Ratio·주가기술비율)’ 지수를 주 무기로 삼고 있다. PTR은 시가총액을 보유 특허 자산 가치 총액으로 나눈 값으로 PTR이 낮으면 기술력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PTR자산운용은 위즈도메인이 보유한 독자적인 특허 가치 평가 모델을 바탕으로 PTR을 산출해 펀드 포트폴리오를 꾸린다. PTR자산운용의 대표 펀드 중 하나인 ‘PTR 중소형주 1호’의 경우 지난 2017년 12월 설정 이후 현재 60%대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SK증권이 PTR자산운용에 관심을 가진 것도 이 같은 독특한 포트폴리오 전략 때문으로 해석된다. SK증권이 PTR자산운용을 직접 인수하면 창구에서 PTR 지수 기반 상품을 독자적으로 취급할 수 있다. SK증권 경영진 사이에서 무형자산 기반의 투자 전략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이번 인수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수가 최근 SK증권에서 추진 중인 자산관리(WM) 부문 강화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해부터 SK증권은 자산 운용사 출자를 통해 창구에서 취급할 수 있는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헤지펀드의 명가로 꼽히는 트리니티자산운용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금융 당국의 승인이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SK증권이 PTR자산운용을 인수하면 상품 라인업이 강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SK증권은 해외 투자 전문 운용사인 조인에셋글로벌자산운용 지분에 투자했으며 최근에는 신생 자산 운용사인 씨엘자산운용에 주주로 참여하기도 했다. 씨엘자산운용은 ‘펀드매니저 1세대’로 유명한 유정상 전 한국예탁결제원 감사가 설립한 사모 운용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