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로터리]코로나와 대학의 미래

민원기 한국뉴욕주립대 총장




미국·영국 등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코로나19의 위협에서 인류가 벗어날 날이 다가오고 있다는 희망이 높아지고 있다. 대학들도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의 복귀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 세계 대다수 대학이 2020년 봄가을 학기를 온라인 중심으로 진행했고 미국의 버클리대를 포함한 많은 대학들이 오는 2021년 봄학기도 온라인으로 시작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온라인 교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대학들은 교육의 질, 실험·실기 강좌 운영의 어려움, 시험의 공정성 확보 등 다양한 문제들을 경험했다. 등록금 인하와 휴학생 증가로 대학의 재정적인 어려움도 증대돼 가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최고의 대학이라는 하버드대도 예외가 아니어서 지난 2019년 3억 76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던 재정 상황이 2020년에는 1,005만 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많은 대학들이 등록금 수입은 감소하고 방역과 온라인 교육을 위한 시설 투자로 비용은 증대되는 이중고에 처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상당수 대학들이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실정이고 많은 대학에서는 외국 유학생에 대한 재정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유학생 감소는 대학들에 큰 재정적 부담을 초래했다. 대학들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코세라·에덱스와 같은 온라인 교육 플랫폼 무크는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이 시작된 4월 코세라 사용자는 전년 동기 160만 명에서 6배 증가한 1,030만 명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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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전에도 대학은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비용에 걸맞은 가치를 창출하지 못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코로나19로 증폭된 위기는 대학들에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단순한 지식의 전달 창구 역할만으로는 대학이 생존하기 어려운 시기가 도래했다. 원래 대학은 지식 전달의 장으로의 역할뿐 아니라 창의적 아이디어의 개발, 기업 등 다른 조직으로의 지식 전수 같은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고 학생들의 자치 및 클럽 활동 등을 통해 우리 사회에 성숙한 시민을 양성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인구구조의 변화와 디지털 경제의 확대,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교육 플랫폼의 성장 속에서 모든 대학이 생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디지털 경제에 대응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 대학만의 지식 개발 및 확산 생태계 강화 등의 노력을 통해 대학 본연의 가치를 발전시키는 대학은 미래 사회에서도 새로운 지식 생산과 확대의 원천으로의 역할을 수행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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