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저평가 종목으로 투자자의 속을 끓였던 KT(030200)가 주가 띄우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11월 3,000억 원 자사주 매입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미적지근하자 경영진이 직접 자사주를 사들이고 기업 가치 홍보 조직까지 신설하는 등 기업 가치 재평가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KT는 전일 대비 1.19% 오른 2만 5,450원에 마감했다. 올해 주식시장에 몇 차례 순환매 장세가 나타나면서 대부분 산업이 한 차례씩 질주를 벌였지만 유독 통신 업종에는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다. 이날 코스피는 사상 처음으로 2,800선을 뚫으며 신기록을 경신했지만 KT는 연초 대비 5.74% 낮은 상태다.
투자자의 썰렁한 반응에 KT는 이달 기업 가치 홍보 조직을 신설해 주가를 띄우기 위한 시동 걸기에 나섰다. 그간 상품·서비스를 중심으로 대외 홍보를 벌여왔지만 앞으로는 회사의 성장성과 전략 방향에도 방점을 찍겠다는 방침이다. 3월 구현모 KT 대표가 “주가에 기업 가치가 반영되지 않는 것이 큰 고민”이라고 밝히는 등 저평가된 주가를 타개하려는 움직임의 하나로 해석된다.
임원진도 팔을 걷어붙였다.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구 대표는 이달 중순 자사주 4,000주(약 1억 원)를 매수했다. 그밖에 이번 주에만 김영진 전무(2,000주), 원흥재 상무(1,000주), 권혜진 상무(1,000주) 등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이 잇따랐다. 3월에도 KT 경영진 80여 명이 장내 매수 방식으로 2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인 바 있다.
증권 업계에서는 안정적인 펀더멘털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 등 성장 동력을 고루 갖춘 KT에 관심을 둘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KT의 목표 주가는 3만 3,690원으로 상승 여력은 32.38% 남았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KT는 무선사업부의 실적 개선과 함께 AI·디지털전환 등 기업간거래(B2B) 사업의 성장세가 부각 중”이라며 “올 4·4분기 시장 전망치를 22% 웃도는 2,521억 원의 영업이익이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