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경매서도 외면 받는 공장…2,800억짜리 230억에 낙찰




올 한해 경매시장에서 대형 공업시설들이 감정가의 10% 수준에 불과한 금액에 낙찰되는 굴욕을 겪었다. 반면 소규모 지식산업센터 등은 주택에 비해 규제가 덜한 투자 상품으로 각광 받으면서 응찰자 수가 늘었다.

25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공업시설 낙찰가 1위를 차지한 전북 익산시 신흥동 넥솔론 공장은 약 2,829억6,707만원의 감정가가 책정됐지만 낙찰가는 감정가의 12.5%에 불과한 353억원에 불과했다. 이 공장은 2018년 채권자인 우리은행이 임의 경매를 신청한 이후 2019년 12월에 첫 입찰이 진행됐지만 7번이나 유찰됐다.


올해 공업시설 낙찰가 3위에 오른 울산시 남구 여천동 SMP공장(사진)도 감정가의 8.4%라는 금액에 겨우 주인을 찾았다. 이 공장의 감정가는 2,815억5,363만원에 감정가가 확정됐으나 실제 낙찰가는 235억1,110만원이었다. 이 공장 역시 2018년 경매가 시작된 후 7번의 유찰을 겪었다. 공교롭게도 두 공장을 소유했던 업체는 모두 태양광 사업 관련 기업으로 중국의 저가 공세를 이기지 못하고 공장을 경매에 내놓게 됐다. 이렇듯 저가 낙찰의 영향으로 올해 공업시설 낙찰가율은 62%로 최근 10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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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공업시설 경매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은 늘었다. 공업시설 경매 참여자는 2017년(5,502명) 이후 4년만에 다시 5,000명을 넘어 올해 5,350명을 기록했다.

지지옥션 측은 “대형 공업시설 낙찰가율이 바닥을 치면서 낙찰가율은 낮아졌지만 지식산업센터 같은 소형 공업 시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늘었다”며 “정부가 주택에 대한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지식산업센터에 자금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2021년에도 2020년에 이어 공업시설 중 지식산업센터가 투자자들의 인기를 끄는 가운데 특히 수도권 소재 지식산업센터에 더욱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비해 일반 공장과 제조업소는 예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경매지표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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