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은 비대해진 전립선으로부터 야기된 것과 비대해진 전립선이 오랜 시간 방치돼 방광 기능에까지 영향을 미쳐 발생하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전립선이 비대해지면 요도를 압박해 소변 줄기가 가늘고 약해진다. 힘을 줘야 소변이 나오고 소변을 본 뒤에도 소변이 남아있는 느낌(잔뇨감)을 유발한다. 커진 전립선을 오랜 기간 방치하면 방광을 자극해 소변을 자주 보게(빈뇨) 되고 급한 경우 지리는(급박뇨) 등 방광 기능이 나빠진다.
정상적인 전립선은 보통 20㏄ 정도의 밤톨 크기다. 하지만 전립선비대증이 있으면 100~150㏄까지 커지기도 한다. 60대 연령층은 약 60%, 70대는 70%, 80대는 80%가 증상을 겪어 노인성 질환에 속한다.
다행히도 전립선 크기가 아주 크지 않고 소변 증상이 심한 정도가 아니라면 약물치료를 통해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다만 나이가 들수록 진행하는 질병인 만큼 꾸준한 투약·관리가 필요하다.
전립선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크거나 소변 증상이 심하다면 약물치료만으로 호전시키기엔 한계가 있다. 증상이 있는데도 오랜 기간 방치했다면 방광 기능에 안 좋은 영향을 미쳐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방광은 원래 야들야들한 풍선 모양으로 성인은 500㏄까지 소변을 참더라도 압력이 낮게 유지된다. 그러나 전립선비대증으로 방광 입구와 요도가 좁아지고 막히면 이를 이기고 소변을 배출하기 위해 방광 내 압력이 높아진다. 방광의 압력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 여러 가지 내인성 물질들이 작용해 방광이 두꺼워진다. 결국은 방광 근육의 수축력이 감소해 오줌이 별로 안 찼는데도 소변이 마렵게 된다. 혈뇨, 방광결석, 소변염증이 생길 수도 있다.
이 단계에서는 전립선비대증 치료 약물을 복용하거나 수술을 해도 방광 기능이 이미 악화됐기 때문에 원하는 만큼 증상이 호전되기 어렵다. 따라서 전립선비대증은 제때 치료해야 하는 질환임을 명심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으레 생기는 증상으로 여기거나 부끄럽다고 생각해 병원 방문을 꺼릴 게 아니다.
치료방법은 소변 증상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 방광 등 다른 장기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증상이 심해 약물 치료로 호전시키기 어려울 때는 내시경 수술을 통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수술은 대개 하반신 마취하에 시행하며 요도방광내시경을 이용해 방광 입구와 요도를 막고 있는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립선비대증 환자가 증가하는 만큼 수술을 받는 사람 역시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전립선비대증 수술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5년 8,589명에서 2019년 1만19명으로 17% 증가했다.
수술방법도 많이 발전했다. 종전에는 요도에 내시경을 넣어 커진 전립선 조직을 조금씩 긁어냈는데, 최근에는 양극성 전기나 레이저를 이용해 비대해진 조직을 통째로 도려내 방광으로 밀어넣고 내시경으로 갈아서 제거하는 광적출술을 많이 시행한다. 귤 껍질은 남겨놓고 알맹이만 통째로 제거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기존 수술법에 비해 출혈량이 적고 수술시간이 짧으며 재발 위험이 낮다. 대개 수술 1~2일 뒤 퇴원해 바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을 예방할 수 있는 검증된 방법은 아직 없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이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우선 장기간의 고콜레스테롤·고단백 식사는 전립선 크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 과체중과 변비도 배뇨 기능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조절해야 한다.
배뇨 기능은 전립선·방광 뿐만 아니라 우리 몸의 전반적인 컨디션으로부터도 영향을 받는다. 전립선비대증이 있는데 과음하거나, 소변을 너무 참거나, 추위에 노출되거나, 방광 입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감기약 등을 복용하면 소변이 나오지 않는(요폐)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가급적 이런 상황을 피하고 적당한 운동으로 컨디션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정성진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