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2021년 무대 수놓을 ‘생동의 몸짓’

국립현대무용단 2021 시즌 발표

남정호 예술감독 ‘빨래’ 시작으로

랄리 아구아데 등 해외 안무가부터

정영두·김설진·김보람 등 무대까지

국립현대무용단의 2021년 시즌을 함께 꾸밀 안무가 정영두(왼쪽부터), 김보람, 김설진, 이경은.국립현대무용단의 2021년 시즌을 함께 꾸밀 안무가 정영두(왼쪽부터), 김보람, 김설진, 이경은.



국립현대무용단이 내년 3월 ‘빨래’를 시작으로 1년간 8개 무대를 선보인다. 올해 코로나 19 확산 속에 온라인으로 초연 무대를 올려 관객을 만났던 대표작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의 대면 공연도 기다리고 있으며 김보람(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대표), 김설진(무버 예술감독) 등 국내 대표 안무가와의 만남도 준비돼 있다.

국립현대무용단의 2021년 시즌에서 1993년 초연한 ‘빨래’를 첫공연으로 선보이는 남정호(왼쪽)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과 올해 온라인 초연에 이어 내년 대면 공연으로 관객과 만날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국립현대무용단의 2021년 시즌에서 1993년 초연한 ‘빨래’를 첫공연으로 선보이는 남정호(왼쪽)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과 올해 온라인 초연에 이어 내년 대면 공연으로 관객과 만날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


25일 국립현대무용단이 발표한 2021년 시즌 프로그램에 따르면, 무용단은 내년 3월 19~21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시즌 첫 작품인 ‘빨래’를 공연한다. 남정호 예술감독의 대표 안무작으로 1993년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공연으로 초연한 빨래는 세월만큼 깊어진 안무가의 철학과 개성적인 여성 무용수 6인(구은혜, 박유라, 박인선, 이소영, 정서윤, 홍지현)이 만나 시대를 초월하는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작품은 짧고 무더운 한여름 밤, 잠 못 이루는 여인들이 함께 모여 빨래를 하며 노동을 성스러운 정화의 의식으로 승화시키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된다. 동시대적 시각으로 여성의 노동과 연대감 그리고 공동체 의식을 깊게 조명하는 무대로 올해 다시 만나는 이번 공연에서는 유연하면서도 강한 힘을 가진 개성적인 춤꾼들과 함께 새로운 몸짓을 선보인다.


10월에는 2020년 온라인 생중계로 초연한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10월 22~24일,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를 다시 만나볼 수 있다. 경쟁이 난무하는 사회 속 도태되는 개인, 인간관계의 가변성 등에 주목하는 작품으로, 생존이 품은 양면성을 날카롭게 조명한다. 남정호 예술감독 특유의 유희적 안무와 풍자적 주제 의식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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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의 2021 시즌에서 ‘그 후 1년’ 공연에 참여하는 스페인 안무가 랄리 아구아데.국립현대무용단의 2021 시즌에서 ‘그 후 1년’ 공연에 참여하는 스페인 안무가 랄리 아구아데.


코로나 19로 만나볼 수 없었던 해외 안무가의 무대도 기다리고 있다. 스페인 안무가 랄리 아구아데가 참여하는 ‘그 후 1년’(6월 4~6일,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과 한국·싱가포르·일본의 안무가가 함께하는 ‘우리가족출입금지’(11월 19~21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가 그 주인공. ‘그 후 1년’은 코로나 19로 취소된 2020년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세 안무가가 다시 한 번 준비하는 공연이다. 권령은, 김보라, 랄리 아구아데 안무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취소’ 혹은 ‘멈춤’의 키워드로 점철되어 온 지난 1년간 각 안무가의 시선이 이동한 과정과 지점들을 무대 위에 풀어놓을 예정이다. ‘우리가족출입금지’는 아시아권의 현대무용 교류 무대로, 한국의 이민경, 싱가포르의 퀵쉬분, 일본의 시모지마 레이사 안무가가 함께한다. ‘가족’이라는 주제로 아시아의 현재를 조망할 예정이며, 혈연 중심에서 벗어나 다양한 가족 구성 방식이 나타나는 양상을 한국, 일본, 싱가포르 3개국 안무가가 각자의 방식으로 표현한다.

세계가 주목하는 국내 안무가와의 만남도 준비했다. 7월 3~4일, 9~11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스텝업’은 지속 가능한 무용 레퍼토리를 발굴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안무가의 주제의식을 발전시켜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인다. 올해 ‘스텝업’ 중 황수현 안무가의 ‘검정감각 360’을 다시 만나볼 수 있으며, 임지애 안무가의 ‘산, 나무, 구름과 호랑이 ver.0’, 이인수 안무가의 ‘Was one man show’도 새롭게 관객을 찾아온다. 8월 20~22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개막하는 ‘hip 合’은 공연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힙합, 비보잉, 파핑, 락킹 등 스트리트댄스와 현대무용의 협업 프로젝트다. 여기에 국악이 더해져 더 다채로운 합(合)을 완성할 예정이다.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으로 화제를 모은 김보람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대표, Mnet 예능프로그램 ‘댄싱9 시즌2’에서 MVP로 선정돼 현대무용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김설진 무버 예술감독, 독창성이 돋보이는 안무역량으로 국내는 물론 독일, 프랑스, 영국 등 해외 무대까지 누비는 이경은 리케이댄스 예술감독이 안무가로 함께한다.

12월엔 온 가족을 현대 무용의 매력에 빠뜨릴 두 개 작품이 찾아온다. 오랫동안 무대에서 땀 흘린 국내 정상급 안무가들의 무대를 통해 그들이 무용가로서 살아온 삶과 지켜온 철학을 진솔하게 담아내는 ‘겨울 나그네’(12월 3~5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는 안무가 김원, 안영준, 차진엽이 함께하며,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 음악을 바탕으로 계절의 흐름처럼 자연의 이치에 따라 변화하는 인간의 삶을 조명한다.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현대무용 ‘구두점의 나라에서’(12월 10~12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는 다양한 의미를 품은 구두점 부호들의 이야기를 안무가 정영두의 해석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사진=국립현대무용단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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