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올해 주택 시장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올해 부동산 시장은 ‘정책과 시장 간의 전쟁에서 시장이 승리했다’고 요약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 시킨다며 잇따른 규제를 내놨지만 결국 풍선효과를 불러오며 전국의 집값이 올랐고, 임차인을 보호하겠다며 임대차 3법을 시행했지만 오히려 전세난으로 인한 가격 상승을 불러왔다”고 덧붙였다.
서 교수의 말대로 올해 주택 시장은 예전에 찾아볼 수 없는 현상이 나타났다. 주택 거래가 114만 건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제주를 뺀 전 지역에서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반 급등했기 때문이다. 이는 주택 시장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현상이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11월 주택 매매거래량’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거래량은 11만 6,758건으로 지난 10월 9만 2,769건에 비해 25.9%나 늘어났다.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지난 7월 14만 1,419건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후 8월과 9월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지난달 다시 9만 2,769건으로 3개월 만에 반등한 데 이어 다시 10만 건 이상 거래를 회복한 것이다.
올 1~11월 누계 주택 거래량도 113만 건을 넘어섰다. 지난달까지 올해 누계 주택 매매거래량은 113만 9,024건으로 2006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최근 거래량과 비교해보더라도 지난해 68만 6,857건 대비 65.8% 뛰었고, 최근 5년 평균치인 88만 6,628건에 비해서도 28.5%가 늘어났다.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도 올랐다.
서울경제가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값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 들어 12월 21일까지 전국 아파트값은 6.74% 올랐다. 지난해에는 -1.50%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수도권이 7.38% 상승했고, 서울 0.81%, 경기 11.08% 등을 기록했다. 특히 세종은 아파트 매매가가 41.99% 오르는 폭등장을 연출하며 전국 1위를 기록했다. 대전이 17.44%로 그 뒤를 이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 지역의 아파트 오름폭이 컸다. 집값 상승률 상위 10개 지역 중 절반을 넘는 6곳이 경기권이다. 특히 구리가 20.39%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수원(17.90%)과 김포(16.91%)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이밖에 용인 15.51%, 파주 10.14%, 광명 14.11% 등도 10% 이상 아파트값이 올랐다.
서울에서는 이른바 그간 저평가 됐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와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외곽 지역이 아파트값 상승세를 견인했다. 서울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구로구로 2.5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 뒤를 강북구(2.05%), 노원구(2.01%), 관악구(1.87%) 등이 이었다. 지방에서는 광역시뿐 아니라 지방 중소도시의 아파트값도 크게 상승했다. 대표적인 지역이 충북 청주 흥덕구(11.02%)와 충남의 천안 서북구(11.03%), 공주(11.70%), 경남 창원 의창구(17.47%)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지역 모두 최근 규제지역으로 묶였다.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세시장도 난리였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는 7.25% 상승했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전세가는 하락했다. 시도 가운데 전세가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세종이다. 올 한해 전세가 상승률이 무려 59.06%에 이르고 있다. 서울도 전세가가 4.34% 상승했다. 시도별로 보면 상승률이 가장 낮은 곳이 2%대인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