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 유통업체들이 100여곳 몰려 있는 성수동.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특히 잘 나가는 곳이 있다. 가죽 전문 온라인 쇼핑몰 ‘레더필’이다.
레더필은 가죽 업계 베테랑이던 김형철(사진) 대표가 운영하는 온라인 ‘가죽 백화점’이다. 소·양·염소 등 천연가죽은 물론 인조가죽까지 없는 게 없을 정도다. 종류로만 2,000여 가지 가죽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다. 커터나 송곳, 그루버 등 가죽 공예를 위한 공구 등도 판매한다.
레더필이 코로나19에도 잘 나가게 된 것은 ‘카페24(042000)’를 만나면서다. 온라인 쇼핑몰을 제작해 주는 카페24를 통해 지난 2016년부터 가죽전문 온라인 쇼핑몰을 열었는데 대박이 난 것이다.
3~4년 전부터 가죽 공예가 붐을 타면서 200~300개뿐이던 가죽 공방이 서울에만 1,000개로 늘어 기업·개인 간 거래(B2C) 시장이 급속히 커졌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 온라인 주문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김형철(사진) 레더필 대표는 27일 서울경제와 만나 “시장의 요구가 대량 생산에서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바뀌는 시점에서 카페24의 도움으로 온라인 쇼핑몰을 열어 남들보다 일찍 기업·개인 간 거래(B2C) 시장에 진출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1,000개에 달하는 가죽 공방들이 강습용으로 한꺼번에 대량 주문을 하면서 레더필도 덩달아 바빠졌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쇼핑몰 방문자는 매달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보자도 ‘집콕’하면서 카드지갑이나 사각파우치, 플랫백 등을 만들 수 있는 가죽 공방 키트 ‘DIY 패키지’는 레더필의 베스트 셀러다. 김 대표는 “코로나19로 B2B(기업간 거래) 물량이 줄었지만 (온라인 판매가 늘어) 레더필의 전체 매출은 30% 늘었다”며 “유튜브 등을 통해 제작과정을 올렸더니 인도네시아나 호주 등 해외에서도 주문이 늘고 있다”고 만족해했다.
김 대표는 에스콰이어, 금강제화, 엘칸토 등 국내 유명 브랜드에도 대규모 납품을 할 정도로 오프라인 유통에도 강하다. 요즘에는 온라인 쇼핑몰 레더필에 더 애착이 간다고 한다.
김 대표는 “일반 가죽보다 서너 배 비싼 전문가용 희귀 가죽은 레더필에서만 구할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대표는 레더필을 가죽 구매부터 장비, 콘텐츠까지 ‘없는 게 없는’ 가죽 공예의 ‘메카’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가죽은 특유의 질감이나 촉감, 향기 등을 직접 확인해야 하는데 코로나19로 방문이 어렵다 보니 가죽 샘플을 정기적으로 제공해 주는 ‘구독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샘플을 만져 본 후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가죽 공예를 하고 싶다면 레더필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도록 온라인 쇼핑몰 체계의 완성도를 높여가겠다”며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