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산업 융합' 시대...규제 망령에 계속 빠져 있을 건가

4차 산업혁명이 기존 산업 영역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융복합 산업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 현실화하고 있다. LG전자가 최근 캐나다 자동차 부품사인 마그나인터내셔널과 1조 원대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LG그룹에는 LG전자뿐 아니라 LG화학에서 분사한 전기차 배터리 1위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이 있다. 또 차량용 디스플레이와 차량 통신·조명용 부품을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LG이노텍도 있다. LG그룹이 마음만 먹으면 지금이라도 당장 전기차 시장에 명함을 들이밀 수 있게 된 것이다. 때마침 애플은 2024년부터 전기차를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LG가 마그나와 합작사를 설립한 데 이어 애플까지 연결해 삼각동맹을 맺을 경우 테슬라·현대자동차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떠오르며 전기차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


과거에는 제조업 기반의 완성차 업체가 부품사들을 거느린 채 자동차를 생산하고 판매했다. 이제는 배터리 기술과 정보기술(IT)이 자동차 산업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앞으로 자동차는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엔진과 변속기 등은 사라지고 점차 소프트웨어 중심의 움직이는 고성능 인공지능·로봇·컴퓨터로 변모할 것이다. 그러면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 영역의 의미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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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과 시장은 융복합 시대로 진입하고 있지만 이를 둘러싼 환경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정부는 얼마 전 정부와 민간을 합친 국가 연구개발(R&D) 투자 규모가 내년에 100조 원을 돌파한다며 과학 입국의 원대한 꿈을 얘기했다. 투자 규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창의를 막는 규제 족쇄를 제거하는 것이다. 정부가 규제 망령에 빠져 있는 한 산업 융복합 시대를 선도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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