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지난주 뉴욕 증시는 의회의 부양책 합의 소식 등에도 혼조세를 나타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약 0.1% 상승했다. S&P500 지수는 0.2%가량 내렸고, 나스닥은 0.4% 올랐다.
크리스마스 연휴로 짧은 거래 주간인 지난주 뉴욕 증시는 대체로 한산했지만 오랜 기간 시장의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해온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사라져 위험 투자심리가 강해졌다.
유럽연합과(EU)와 영국의 이번 무역합의에는 향후 경제, 안보, 무역 관계 등이 포함된다. 3월 미래관계 협상에 착수한 지 9개월 만이자 연말까지인 전환기간 종료를 일주일여 앞둔 시점에서 극적 합의가 나왔다. 투자자들은 유럽의 금융중심지인 영국이 새해부터 극심한 혼란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안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방수권법 거부권 행사에 이어 예산안에도 이 권한을 동원할 가능성을 시사해 시장의 관심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한 미국의 부양책에 쏠려 있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연말을 맞아 차분하게 부양책, 코로나19 등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나티식스 인베스트먼트의 가렛 멜슨 전략가는 “대부분의 투자자가 장기에 집중하고 단기 소음은 무시하고 있어 뉴스에 시장 반응이 비교적 잠잠하다고 말했다.
아바트레이드의 나임 아슬람 분석가는 ”EU와 영국이 무역합의를 했다는 사실은 양국 기업에 엄청난 안도“라며 ”누구도 노딜 브렉시트로 2021년을 맞이하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지난 24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0bp 하락한 0.933%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2.3bp 내린 1.674%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2bp 하락한 0.121%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83.0bp에서 81.2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브렉시트 협상이 타결되면서 채권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으로 풀이됐다. 그동안 노딜에 대한 우려 등으로 불안한 흐름을 보였던 영국 국채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영국 국채 장기물의 투매에 따른 금리 상승은 그동안 미 국채 장기물 금리 상승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미국의 재정부양책이 최종 확정되지 않은 데 따른 파장은 제한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산법안에 대해서도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면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우려가 불거졌지만, 투자자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미즈호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리치우토는 “10년물 기준으로 1%선 위쪽은 파멸과 암울함이 쏠려 있고 투자자들의 수익이 걸려있는 선이다”면서 “특히 유럽과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 봉쇄조치가 확대되면서 한동안 방어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4일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11달러(0.2%) 상승한 48.2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전일 2.3% 오른 뒤 이틀 연속 상승했지만 주간으로는 1.9% 내렸다. 10월 30일로 끝난 주간 이후 처음으로 이번주에 하락했다.
원유 시장도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조기 폐장했으며, 전반적으로 거래는 한산했다. 영국이 최대 무역 상대국 중 하나인 EU에서 아무런 합의 없이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를 피하면서 혼란을 피했다는 안도가 시장에 퍼졌다.
리포우 오일 어소시에이션의 앤드루 리포우 대표는 “브렉시트 합의가 시장에 도움을 줬지만, 코로나19 영향은 여전히 원유시장을 움직이는 지배적인 요소”라며 “다른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원유 시장은 백신의 더 광범위한 배포로 사람들이 거리로 나가서 자유롭게 숨 쉴 수 있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원유 재고는 약 56만2,000 배럴 감소했고 휘발유 재고는 112만5,000 배럴, 정제유 재고는 232만5,000 배럴 줄었다. 투자자들은 시장 예상보다 큰 재고 감소를 원유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는 조짐으로 받아들였다. 올해는 팬데믹 여파로 휘발유와 항공유 소비가 급감했다.
다만 코로나19가 재확산과 집합제한 등 방역조치 강화에 따른 우려의 시각도 여전하다. 전염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도 변수다.
니산 증권의 히로유키 키쿠카와 리서치 매니저는 “코로나19 신종 변이와 관련된 계속되는 우려가 유가 상승세를 제한했다”고 진단했다.
◇주간전망
이번 주(28~1월1일) 뉴욕증시는 연말을 맞아 제한적인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마지막 주간인 만큼 이번 주는 다소 차분한 분위기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매년 마지막 5거래일과 연초 2거래일은 이른바 ‘산타 랠리’로 통상 증시가 강세인 기간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올해는 이미 선보인 기록적인 랠리로 인해 추가적인 상승 전망은 다소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그러나 변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과 미국의 재정 부양책 불확실성 등 위험요인은 적지 않다. 내년 초 조지아주의 상원의원 결선투표에 대한 부담도 본격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시점이다. 영국에 이어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의 변종이 속속 확인되는 등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부담도 여전하다.
미국 신규 재정 부양책에 대한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 의회가 9,000억 달러 규모의 코로나19 대응 부양책과 내년 예산안을 가결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느닷없이 미국인에 대한 현금 지급 규모를 2,000달러로 늘리라며 서명을 하지 않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거나, 서명하지 않고 버틸 경우 부양책의 지연은 물론 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번 주는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 정도를 제외하면 주요 지표가 많지 않다.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지난주 발표에서 시장 예상보다 적어 겨울철 고용 악화에 대한 우려를 다소 줄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집계에 따르면 이번 주 발표치는 83만5,000명가량으로 지난주보다는 다소 늘었을 것이란 전망이다. 31일에는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