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폭행폭언은 기본에 여직원에게 만남 강요까지...올해의 10대 직장갑질

시민단체 직장갑질119, 갑질 사례 취합해 발표

사진=이미지투데이사진=이미지투데이



#직장인 A씨는 상사의 상습적인 폭행과 폭언으로 두려움 속에 직장을 그만 둘 지 고민하고 있다. 상사는 심한 욕설과 함께 A씨에게 “한숨쉬냐? 죽을래?” “칼퇴했네? 할일 없냐? 그만두게 해줄게” 등의 발언을 지속적으로 했다. 차에 단 둘이 타고 있을 때 A씨의 머리를 두 차례 가격하기도 했다. A씨는 “무서워서 더 이상 회사를 다니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B씨는 반장의 ‘엽기적인’ 직장 갑질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반장은 여자친구와의 성관계 얘기를 서슴지 않고, 한 직원에게는 장난이라며 자신의 성기를 엉덩이에 비비기도 했다. 어느날은 사다리를 타고 일하던 직원의 사다리를 걷어 차 해당 직원을 그만두게 만들었다. 참다 못한 B씨는 소장에게 고민을 털어놨지만 이후 반장의 갑질은 더 심해졌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27일 올해 접수된 직장갑질 사례 중 10건을 선정해 ‘2020년 10대 갑질 대상’을 발표했다.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 25일까지 들어온 이메일 제보 2,849건 가운데 제보자 신원이 확인되고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사례들을 모은 것이다.


직장갑질119는 특정 갑질 행위로 널리 알려진 이들의 실명을 따 상 이름을 만들었다. 폭행 부문에는 갑질 폭행 혐의로 징역형을 받은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이름을 따서 ‘양진호상’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직장인 A씨의 사례다. 공관병 갑질 논란의 박찬주 전 육군대장을 딴 ‘박찬주상’에는 자신 소유의 별장에서 김장도 시키고 밭을 매는 등의 업무 외적 노동을 시킨 회사 사장의 사례가 올랐다. ‘물컵 갑질’로 논란이 됐던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이름을 따서는 원청 갑질 부문 상인 조현민 상을 만들었다. 공공기관 담당 주무관이 시설관리 직원들에게 잡일을 시키고 모멸감을 준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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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화장실을 팀원 중 1명씩만 돌아가면서 가도록 하고, 시간도 10분 미만으로 제한한 회사는 ‘황당무상’(황당 갑질 부문), ‘도난 방지용’이라며 병원 곳곳에 CCTV를 설치하고 직원들을 들여다본 사례는 ‘훔쳐보상’(CCTV 감시 부문)을 수상했다. 앞서 B씨의 사례는 엽기대상을 받았다.

이날 종합 갑질 대상은 한 중소기업 사장이 받게 됐다. 해당 사장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이유로 무임금 노동 강요, 추가근무에도 수당 미지급, 각종 잡일 지시, 시도 때도 없이 휴일 중에도 업무 지시, CCTV 감시, 여직원들에게 개인적인 만남 요구 또는 호텔 호출, 부당 해고, 협박 등을 저질렀다.

직장갑질119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시행된 지 1년 5개월이 넘었지만 직장인들은 여전히 다양한 갑질에 시달리고 있다”며 “법의 적용 범위를 넓혀 가해자가 사장의 친인척 혹은 아파트 입주민인 등 사회 통념상 상당한 지위를 가진 ‘특수관계인’일 경우와 5인 미만 사업장도 규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피해자 보호나 가해자 징계 등 조치 의무사항을 지키지 않으면 처벌하는 조항을 신설하고, 노동청 신고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방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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