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바로 격리했다지만…변이 코로나 '기내 전파 → 지역 확산' 가능성도

■ 변이 코로나 국내 유입 비상

입국 당시 양성…탑승자 74명 검사

"병증·백신 효능에도 영향 가능성

우세종 안되도록 유입 차단 총력"

13일 英서 입국 일가족도 정밀검사

자가격리 이탈 제보 나와 확인 중

영국발(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서도 확인돼 긴장감이 고조된 28일 한 해외 입국객이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에서 방호복을 입은 채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영국발(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서도 확인돼 긴장감이 고조된 28일 한 해외 입국객이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에서 방호복을 입은 채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에서 영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처음 확인되면서 지역사회 추가 전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방역 당국은 “이번에 확인된 일가족 3명이 공항 검사 과정에서 확진된 후 바로 격리 시설로 이동한 만큼 지역사회 노출은 최소화됐다”고 설명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일가족 4명 중 19세 미만 자녀 2명과 30~40대 부모 중 한 명은 발열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28일 온라인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 22일 입국한 뒤 공항 검사 과정에서 확인돼 격리시설로 바로 이동했기 때문에 지역사회 노출은 최소화됐을 것”이라며 “대부분은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관리 체계하에 움직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입국 당시 양성이었던 만큼 기내 전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당시 항공편에는 승무원 12명과 승객 62명 등 총 74명이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승무원은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승객에 대한 검사는 진행되고 있다.

정 본부장도 기내 전파 가능성에 대해 “입국 당시 양성으로 확인됐기 때문에 기내에서 전염력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접촉자에 대해 추가 조사와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이어 “해외 입국자들은 모두 시설 등에서 자가 격리를 하고 있고 (입국 후) 3일 안에 검사를 받기 때문에 동승한 승객들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검역과 방역 체계 내에서 관리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승무원들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접촉자 조사와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13일 영국에서 입국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고양시 일가족 4명도 변이 바이러스 감염 여부에 대한 정밀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4명 중 80대 1명은 26일 사후 확진 판정을 받았고 가족 3명에게도 잇따라 확진 판정이 내려졌다. 이들은 입국 뒤 곧바로 자가 격리됐지만 온라인상에서는 이 가족 중 일부가 자가 격리 기간에 건물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거나 이웃과 접촉했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현재까지 그분(사망자)이 자가 격리 기간에 격리 장소를 이탈했다거나 하는 보고는 없었지만 현재 이 부분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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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당국은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서 유행할 경우 더 강해진 전파력으로 환자가 속출할 수 있는 만큼 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방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영국에서 해당 바이러스로 인해 코로나19 전파력이 높아졌고 감염재생산지수도 0.4 이상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며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돼 유행할 경우에는 영국이 경험했던 것처럼 코로나19의 전파력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우세종으로 자리 잡지 않도록 유입을 최대한 차단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확진자 1명이 주변의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현재 수도권의 재생산지수는 1.07 정도다. 현 수준에서 0.4가 더해질 경우 1명이 1.5명을 감염시키는 상태로 악화하면서 신규 확진자의 규모가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

방대본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병증과 백신의 효능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은진 질병관리청 검사분석1팀장은 “변이가 숙주세포 결합 부위에 생겼기 때문에 항체 반응이나 병원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만 이에 대한 임상적 데이터가 아직 확보되지 못해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는 유전자형 분류로는 GR그룹에 포함되며 크게는 G그룹에 속한다. 국내 코로나19 유행 초기에는 S·V그룹이 다수였으나 5월 이후 최근까지는 GH그룹이 주로 검출되고 있다. 11월에 분석된 134건도 모두 GH그룹으로 국내에서는 현재 GH그룹이 우세형이다.

한편 방역 당국은 변이 확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바이러스 전장 유전체(whole-genome sequencing) 분석을 강화하고 있다. 기존 중합효소연쇄반응(PCR)법은 유전자 일부만 분석하기 때문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존재만 파악할 수 있다. 다양한 돌연변이의 존재를 확인하려면 바이러스 전체, 즉 전장 유전체(게놈)를 분석해야 한다. 방대본은 현재까지 총 1,640건의 전장 유전체 분석을 진행했다. 방대본 관계자는 “변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데는 전장 유전체 분석에 7일, 계통 분석에 7일이 소요돼 총 2주가 걸린다”며 “(이번 사례가) 긴급 사안임을 고려해 변이가 일어났다고 알려진 부위를 집중 분석하는 방법으로 분석 시간을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이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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