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법원에 재판부 교체를 요청했지만 기각됐다.
29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이환승 부장판사)는 김 전 회장이 제기한 재판부 기피 신청에 대해 이날 오후 2시께 기각 결정을 내렸다. 김 전 회장의 특정 경제 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 재판은 현재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가 담당하고 있다.
재판부는 “김 전 회장은 담당 재판장(신 판사)이 무리하게 절차를 진행해 자신의 방어권을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주장하지만 김 전 회장의 재판은 검찰이 신청한 증인만 88명에 달해 집중 심리가 불가피하다”며 “재판장이 1주일 간격으로 공판기일을 지정한 것은 이러한 사정을 고려한 측면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재판장은 피고인 측에게도 반대신문 예상 소요 시간을 묻는 등 절차 진행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제공했다”며 “담당 재판부가 재판을 불공평하게 진행한다고 판단할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김 전 회장이 ‘재판부가 쪼개기 식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했을 뿐 아니라 구체적 이유 없이 자신의 보석 신청을 기각했다’고 주장한 것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 전 회장의 도피 행각과 범행 이후의 정황에 비추어 보았을 때 김 전 회장에게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본 담당 재판장의 판단이 비합리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봤다. 또 재판부는 “재판장이 김 전 회장의 일부 범죄사실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은 대법원 판례 등에 따라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도 밝혔다.
김 전 회장은 ‘법원이 불공정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다‘며 지난 10일 재판부 교체를 요청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피고인은 재판부가 불공정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을 때 기피 신청을 할 수 있다. 기피 신청이 접수되면 법원은 진행 중이던 재판을 중지하고 기피 신청에 대한 심사를 먼저 진행해야 한다. 이에 따라 김 전 회장의 기피 신청은 형사11부에서 심리했고 형사13부가 담당하던 재판은 지난 11일부터 열리지 않아 왔다.
만약 김 전 회장이 법원의 이번 결정을 받아들이면 김 전 회장의 재판은 내년 1월 8일 재개된다. 다만 김 전 회장이 기피 신청 기각에 불복해 항고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김 전 회장은 지난 10일 재판부 기피 신청과 동시에 보석 기각 및 추가 구속영장 발부에 대한 항고장도 법원에 제출한 바 있다. 김 전 회장은 “피해자들의 재산 복구를 위해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보석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지난 7일 “도망 우려가 있다”며 기각했다. 이에 대해 김 전 회장이 제기한 항고는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 심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