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이 맞아요. 이렇게 살아생전에 만나게 돼서 너무 감사합니다.”
46년 전 네덜란드로 입양된 50대 여성이 경찰의 도움으로 어머니를 다시 만날 수 있게 됐다.
29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아동권리보장원에서는 네덜란드로 입양된 한인 주모(50)씨와 생모 이모(71)씨가 화상 상봉을 통해 재회했다. 주씨는 출생 이후 부모의 결별로 아버지와 함께 지냈으나 아버지가 독일 광부로 파견을 하러 가면서 1974년 친척들에 의해 입양 절차를 밟게 됐다. 이 때문에 어머니 이씨는 주씨의 해외 입양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현재 네덜란드 은행에서 청렴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주씨는 친부모를 찾고자 2002년부터 3차례 한국을 찾았다.실종아동법에 따라 유전자를 등록하고 입양기관과 관계기관 등을 찾아 수소문한 끝에 2002년 아버지를 찾는 데는 성공했지만, 아버지가 어머니의 인적 사항을 잘 알지 못했던 탓에 생모를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
주씨의 아버지는 재회 후 약 1년 만인 2003년 세상을 떠났다. 지난달 27일 서울경찰청 장기실종수사팀은 해외입양인연대와 아동권리보장원을 통해 주씨의 사연을 접수하고 추적 조사에 나섰다. 경찰은 관계기관 추적자료와 입양인 상담을 통해 주씨의 생모로 추정되는 사람 1,291명을 추렸고, 이들의 주소지 변동이력을 면밀히 살핀 끝에 지난 21일 대구에 살고 있던 이씨를 찾을 수 있었다.
이씨는 “출산 후 남편과 결별해서 지내던 중 딸이 입양 보내졌다고 들어 매우 속상하고 미안했다”며 “하루빨리 보고 싶다”고 말했다. 주씨는 “코로나19가 종식되면 한국을 다시 방문하겠다”고 약속하며 어머니와 재회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경찰, 아동권리보장원, 해외입양인연대 등 관계 기관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이날 상봉은 약 1시간 동안 화상통화로 진행됐다.
/지웅배 인턴기자 sedati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