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尹징계 실패 후폭풍 컸다...박범계 유영민 카드로 쇄신 나선 文

■법무장관 박범계 등 3개 부처 개각

朴, 윤석열과 동기로 판사출신 3선 의원

첫 일성으로 “검찰 개혁 완수할 것”

국정감사선 尹에 “선택적 정의” 맹공

尹사태 부른 秋, 경질 모양새 피해

내년초 큰폭 개각, 국정반전 모색

홍남기·박영선·성윤모 등 교체 가능성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신임 법무부 장관에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오른쪽)을 내정했다. 판사 출신인 박 의원은 ‘검찰개혁’ 강한 소신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의원은 윤석열 검찰총장과 사법연수원 동기 사이다. 사진은 지난 10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질의와 답변을 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박범계 의원./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신임 법무부 장관에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오른쪽)을 내정했다. 판사 출신인 박 의원은 ‘검찰개혁’ 강한 소신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의원은 윤석열 검찰총장과 사법연수원 동기 사이다. 사진은 지난 10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질의와 답변을 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박범계 의원./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사의를 수용하고 후임으로 판사 출신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정했다. 이에 앞서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으로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을 지명했다. 문 대통령의 인사 발표 직후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김종호 민정수석 등은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실패 등에 따른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노 실장의 후임인 마지막 비서실장으로는 유영민 전 과학기술통신부 장관이 발탁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공수처장 지명, 법무·환경부 장관 및 국가보훈처장 인선 등을 속전속결로 단행했다. 환경부 장관에는 민주당 정책위의장인 한정애 의원, 장관급인 국가보훈처장에는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을 각각 발탁했다. 윤 총장 징계 문제에서 비롯된 혼란스러운 정국을 연내 마무리 짓고 새해를 맞아 국정 분위기를 일신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법무부 장관에 내정된 박 후보자는 3선 국회의원으로 검찰 개혁을 밀어붙일 ‘강성’ 인사로 평가된다. 장관급 인사에 앞서 초대 공수처장으로 지명된 김 후보자 역시 판사 출신으로 김앤장 변호사를 거쳐 헌재 선임연구관으로 재직하고 있다.

靑, 尹 몰아세운 '박범계 카드'로 檢압박 '시즌 2' 예고


문 대통령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후임으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정한 것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실패에도 불구하고 검찰 개혁의 날을 더 바짝 세우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판사 출신에 3선 의원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갖춘 박 후보자를 검찰 개혁의 전면에 배치함으로써 윤 총장 징계 실패로 수세에 몰린 여권에 힘을 실어주고 임기 후반기까지 검찰에 빈틈을 보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정만호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을 찾아 장관급 인사안을 발표하면서 박 후보자에 대해 “법원·정부·국회 등에서 활동하며 쌓은 식견과 법률적 전문성, 강한 의지력과 개혁 마인드를 바탕으로 검찰·법무 개혁을 완결하고 인권과 민생 중심의 공정한 사회 구현을 실현시켜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추 장관이 실패한 검찰 개혁의 마침표를 박 후보자가 찍어줄 것을 청와대가 주문한 셈이다.

정만호 국민소통수석이 3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비서실장, 정책실장, 민정수석 사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연합뉴스정만호 국민소통수석이 3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비서실장, 정책실장, 민정수석 사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1963년생인 박 후보자는 판사 출신으로 윤 총장보다 나이는 적지만 사법연수원 동기(23기)다. 박 후보자는 지난 2013년 11월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 중 징계를 받은 윤 총장과 관련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신을 ‘범계 아우’로 낮춘 바 있다. 박 후보자는 이 글에서 “윤석열 형! 형을 의로운 검사로 칭할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과 검찰의 현실이 너무 슬프다”고 했다. 그러나 박 후보자는 윤 총장이 여권의 집중 공격을 받은 올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윤석열의 정의는 선택적 정의”라며 윤 총장을 거칠게 몰아세웠다. 이에 대해 윤 총장은 “과거에는 저에 대해 안 그러셨지 않느냐”고 일갈해 화제를 모았다.

박 후보자는 이날 내정 직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엄중한 상황에 부족한 사람이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을 받아 어깨가 무겁다”면서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 검찰 개혁을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임으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을 내정했다. 박 의원은 ‘검찰개혁’에 소신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3월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5당 대표 회동 당시 열린 차담회에서 (오른쪽 부터)문재인 대통령과 나란히 선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박범계 수석대변인./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임으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을 내정했다. 박 의원은 ‘검찰개혁’에 소신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3월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5당 대표 회동 당시 열린 차담회에서 (오른쪽 부터)문재인 대통령과 나란히 선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박범계 수석대변인./연합뉴스


문 대통령이 이날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에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을 지명한 후 환경부 장관과 함께 법무부 장관을 교체한 것은 추 장관을 ‘경질’한다는 모양새를 최대한 피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앞서 윤 총장 징계에 따른 혼선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판사 사찰 문제 등과 관련해 검찰에 성찰을 주문하며 추 장관의 책임론에 선을 그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 역시 “추 장관은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서 새 후보자가 국회 인사 청문회를 거쳐 임명될 때까지 마지막 소임을 다 하게 될 것”이라고 이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추 장관의 사의를 수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직무 대행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추 장관의 정상적인 퇴진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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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환경부 장관 인선을 통해 연내 소폭 개각을 마무리 지은 문 대통령은 내년 1월 초 대대적 개각을 통해 윤 총장 징계 실패로 수세에 몰린 국정 분위기를 반전시키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비롯해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이 모두 개각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도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경제 사령탑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교체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임명 4개월 된 靑민정수석까지 사의...후임에 신현수 거론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상조 정책실장, 김종호 민정수석이 30일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청와대에도 대대적인 인사 태풍이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노 실장의 후임으로 유영민 전 과학기술통신부 장관이 유력하고 이르면 31일 발탁될 것으로 알려졌다. 비서실장 교체는 문재인 대통령 임기 후까지 대비하는 마지막 청와대 체제가 시작됨을 의미한다.

문 대통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과 법무부 장관 인선을 마무리 짓는 동시에 청와대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면서 임기 말 국정 쇄신을 노리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실패에 다른 후폭풍이 새해까지 이어지는 것을 두고 볼 수는 없다는 의지로 보인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참모들의 사의와 관련해 “국정 일신의 계기로 삼아주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참모들이) 사의를 표명한 것”이라며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대통령이 백지 위에서 국정 운영을 구상할 수 있도록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2인자인 노 실장은 앞서 지난 8월 다주택 처분 과정에서 강남 집이 아닌 청주 집을 팔면서 거센 비판이 일자 사의를 밝혔으나 당시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문 대통령이 장고하지 않고 즉각 사의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노 실장 후임으로 유력하게 검토되는 유 전 장관은 LG전자 출신으로 4차 산업혁명 분야 등에 해박하고 문재인 정부 초대 과기부 장관을 역임했다.

감사원 출신으로 임명된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은 김 민정수석이 사의를 표명한 것은 윤 총장 징계 문제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윤 총장 징계 국면에서 윤 총장이 신청한 직무 배제 정지를 법원이 인용하지 않을 것으로 내부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예측은 결국 어긋났고 문 대통령이 국정 혼선에 대해 사과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김 민정수석 후임으로는 검찰 출신 신현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이 거론된다. 그는 대검 정보통신과장·마약과장 등을 지냈고 2004년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사정비서관을 맡았다.

이날 동시에 사의를 표한 김 정책실장의 후임으로는 이호승 경제수석이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를 떠나는 김 정책실장은 경제부총리로 영전할 가능성이 여권에서 언급된다.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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