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스포츠 문화

왜 생일상에 미역국, 장례식에 육개장인가?

■ 책꽂이-수다쟁이 미식가를 위한 한국음식 안내서

황교익 지음, 시공사 펴냄




생일상에 미역국이 오르는 것은 산모가 세이레(21일) 동안 미역국을 먹었기 때문이다. 왜 미역인가. 미역의 조혈작용 때문이라는 과학적 분석도 일리 있으나 수정란이 바위에 붙어 파도와 바람과 추위를 견디고 탄생하는 과정이 “정성과 고통 속에 태어나는” 인간의 탄생과 닮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반면 장례식의 단골메뉴인 육개장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 한국사람 대부분이 마다하지 않고 잘 먹는 게 이유라면 이유일까.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문에 북어를 걸 때는 왜 두 마리를 엮는지, 굴비와 과메기란 명칭은 어떻게 생겼는지 등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감칠맛 나게 버무렸다. 책 내용은 조선왕조실록이나 자산어보 등의 정사에서부터 민간에 떠도는 야사, 지역민들의 인터뷰를 근거로 했다.


2000년대부터 인기를 끈 ‘진주냉면’을 두고 저자는 시대와 필요에 따라 만들어지고 소비되는 향토 음식에 관해 지적한다. 북한에서 1994년 펴낸 ‘조선의 민속전통’에 “진주냉면이 평양냉면만큼 유명했다”는 문장이 있었고, 향토음식이 관광산업에 도움되기에 요리 전문가들과 진주시 공무원들이 남아 전하지 않는 진주냉면을 ‘개발’했다고 주장한다. 1만7,0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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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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