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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무호흡증, 흉부 대동맥 빨리 망가뜨린다

수면시간당 15회 이상 무호흡·저호흡 땐

혈관 석회화→ 심근경색·뇌졸중 등 위험↑

중등증 이상의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심장에서 뿜어져 나와 심장근육·뇌 등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이 갈라지기 전인 대동맥의 석회화(동맥경화증의 지표) 위험이 수면무호흡증이 없는 사람의 1.6배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수면무호흡증이 있고 심장 외부를 둘러싸고 있는 심장외막(심낭) 안쪽에 낀 내장지방이 상위 3분의1에 드는 사람의 대동맥 석회화 위험은 수면무호흡증이 없고 심장외막 지방이 하위 3분의1에 속하는 그룹의 2.1배나 됐다.







고려대 안산병원 신철(수면장애센터 및 호흡기내과)·이기열(영상의학과) 교수와 김소리울(인간유전체연구소) 연구교수팀이 한국인유전체조사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경기 안산지역 성인 2,157명을 비교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은 수면다원검사와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통해 이들을 수면시간당 무호흡(10초 이상의 호흡중단)·저호흡 횟수가 5회 미만인 정상군과 경증군, 중등증·중증군으로 나누고 흉부대동맥 석회화 위험을 비교분석했다. 흉부대동맥의 석회화 정도, 심장외막 지방의 두께·부피 등은 흉부 CT 검사로 알 수 있다.


수면 중에는 목 안의 근육에 힘이 빠지면서 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혀(폐쇄성) 저호흡·무호흡을 일으킬 수 있다. 수면시간당 무호흡·저호흡 횟수가 5회 미만이면 정상군, 5회 이상이면 수면무호흡증군(15회 미만 경증, 15회 이상 중등증, 30회 이상 중증)으로 나뉜다. 2,157명의 수면시간당 무호흡·저호흡 횟수 분포는 정상 51%(1,096명, 평균 58.8세), 경증 32%(700명, 60.8세), 중등증·중증 17%(361명, 62.1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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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부대동맥은 폐에서 산소를 보충한 혈액이 심장의 좌심실에서 뿜어져 나오는 첫 길목.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은 상행 흉부대동맥에서, 뇌와 양쪽 팔로 혈액을 공급하는 경동맥 등은 활 모양의 대동맥궁에서, 척수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들은 하행 흉부대동맥에서 갈라진다. 따라서 흉부대동맥에 질환이 발생하면 생명을 위협하는 문제 등이 생길 수 있다.



신 교수는 “수면 중 반복적인 상기도 폐쇄는 혈압을 상승시키거나 염증 등 신체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동맥경화증·심혈관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상행 흉부대동맥의 석회화는 동맥경화증·심혈관질환의 예측 지표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동맥경화가 가속화하는 등 심장·혈관에 큰 부담을 주고 각종 장기에 저산소증을 초래해 뇌경색·심혈관질환·치매·돌연사 위험이 높아지는데 심각한 질환으로 생각하지 않고 방치하는 환자들이 많다”며 “가능한한 빨리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진단을 받고 기도 양압기(CPAP) 등 적극적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결과는 ‘유럽 호흡기 저널’(European Respiratory Journal, 영향력지수 12.339)에 발표됐다.

우리나라 수면무호흡증 건강보험 진료인원은 2015년 2만9,000명에서 2019년 8만4,000명으로 급증했다. 2018년 7월부터 수면다원검사에 대해 건강보험이 적용된 게 큰 영향을 미쳤다. 2019년 진료인원의 81%(6만7,600여명)는 남성, 이들의 51%(약 3만4,700명)는 30~40대 연령층이었다.

한편 65세 이상 노인은 심장외막 지방은 50대보다 22% 두껍다거나 △지방 부피가 2배 증가하면 심근경색 등 심혈관 사건 위험이 1.74배 높아진다는 △심장외막 지방의 두께가 5㎜를 넘거나 부피가 125㎖를 웃돌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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