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美와 달리 韓은 경기침체 상황…“인플레보다 디플레 걱정할 때”

다른 나라보다 백신 접종 늦어

고용·소비 회복 지연 가능성

원高에 수입물가 하락도 부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사태 종식 이후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한국은 오히려 디플레이션을 걱정할 때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코로나19 이전부터 경기 침체 상황이었던 만큼 물가 상승 압력이 높지 않고 백신 접종 시기 등으로 고용이나 소비 회복이 더딜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경제 전망을 통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1.0%, 내년 1.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경기가 개선되고 국제 유가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0.5%)보다 높아질 것으로 본 것이다. 다만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해 12월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유동성이 급격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학자들은 전통적인 경제학 이론에 따르면 통화량이 늘어날 경우 인플레이션이 발생해야 하지만 최근처럼 유동성 공급에도 소비자물가가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는 코로나19가 종식돼도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 유례없는 상황인 만큼 학자 간 의견이 엇갈릴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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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코로나19 이전부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은 국내 상황에서는 디플레이션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 백신 접종이 늦어지는 만큼 고용이나 소비 회복이 더딜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원·달러 환율의 지속적인 하락이 수입 물가 하락으로 이어질 경우 디플레이션 가능성도 커진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은 코로나19가 오기 전에 경기가 상당히 개선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물가 상승 압력이 강한 상태”라며 “반면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이전부터 경기 침체 상황이었기 때문에 미국과 사정이 다른 만큼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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