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해외칼럼] 2021년 증시 투자전략

미셸 싱글테리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성공적인 장기 투자자 되려면

단기적 장세에 휘둘리지 말고

긴급상황 대비 비상금도 비축

확실한 투자계획·목표 세워야

해외칼럼-싱글테리해외칼럼-싱글테리



지난해 3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1차 유행으로 주가가 곤두박질쳤을 때 두려움에 사로잡혀 가슴을 움켜쥐었던 투자자들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당시 필자도 잔뜩 겁을 집어먹었다. 일손을 놓을 나이가 가까워진 탓에 요즘은 여느 때보다 자주 개인 은퇴 계좌를 들여다본다. 솔직히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가슴이 요동친다. 주가가 반등해도 언제 또 떨어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그저 불안하기만 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그중 한 명인 베터먼트의 행동 재무 전문 매니징 디렉터로 활동하는 댄 이건은 “경제가 나쁠 때도 주가는 오를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필자는 전문가들에게 혼란스러웠던 지난 한 해 주식시장의 움직임에서 은퇴에 대비하려는 장기 투자자들이 배워야 할 교훈이 무엇인지 물어봤다. 그들의 대답을 정리한다.


첫째, 퇴직연금에 간섭하지 말라. 기업 퇴직연금의 정기적인 급여 공제를 통해 투자하는 직장인에게 지난 2020년의 단기적인 주가 급락은 대수로운 일이 아니었다. 데이터를 살펴보면 주가가 급락한 기간에도 대부분의 퇴직연금 투자자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는 투자자들의 간섭을 배제한 훌륭한 투자 관리 시스템의 장점을 보여준다. 이런 시스템 아래에서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휘발성 장세를 염려하지 않는다.

둘째, 훌륭한 방어 전략을 세워라. 뇌 기능에 관한 연구는 단기적인 복지가 흔들리면 장기적인 사고가 거의 불가능해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대규모 실업과 단기 시장 붕괴가 한데 어우러졌던 지난해 1·4분기가 바로 그런 시기였다. 성공적인 장기 투자가가 되려면 실직이나 거액의 의료비 같은 예기치 못한 사태에 대처할 수 있도록 3~6개월 치 월급에 해당하는 유동 준비금(liquid reserves)을 따로 비축해둬야 한다. 그러나 나이 든 근로자, 고액 근로자와 청부업자, 혹은 긱 이코노미(임시직 경제) 종사자들은 1년분의 봉급을 유동 준비금으로 확보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주식 투자는 언제 해도 늦지 않다. 2020년 주요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기록했다는 뉴스를 접한 투자자들은 투자 적기를 놓쳤다며 원통해했다. 한 가지 희소식이라면 최소한 최근까지 주가 상승 종목이 극히 제한적이었다는 사실이다. 포트폴리오에 주식을 포함시킨 투자자들의 경우 애플과 같은 일부 유명 기술주에 집중하지 말고 가치 지향적이고 성장 여지가 많은 해외 주식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도 생각해볼 만하다.


여기서 2020년 주식시장을 통해 터득한 투자 원칙과 되새겨야 할 교훈을 한 번 더 간추려보자. 우선 비상금은 필수다. 비상금을 비축해야 예상치 못한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용카드, 투자 계획 자산 매각 등 비용 지출이 큰 자금 조달 부담을 피해갈 수 있다.

관련기사



다음으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주식·부동산 등 위험 자산과 채권·현금 등 안전 자산에 얼마를 배정할지 확실한 투자 계획을 갖고 있어야 한다. 3월의 경우처럼 시장이 요동칠 때 기존 투자 계획을 고수한다면 최소한 두려움에 휘둘려 분별없는 투자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자신에게 투자하라. 2020년은 좀처럼 불경기를 타지 않은 직종도 특정 상황에서는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헬스 케어 종사자들이 좋은 예다. 필수 불가결한 의료 분야 종사자들은 일자리를 지켰지만 그렇지 못한 분야의 의료인들은 일터에서 밀려나거나 근로시간이 단축됐다. 본인 자신에게 투자해 끊임없이 기량을 닦는 것이 소득 창출을 위한 직종 변경, 혹은 대체 일자리 확보를 가능하게 도와준다.

인생은 돈이 전부가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우리 삶이 얼마나 예측 불가하고 부서지기 쉬운 것인지 보여줬다. 지난해의 경험을 잊지 말고 가족·커리어·가정과 커뮤니티에 초점을 맞추는 등 원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하자.

다른 관점들을 존중하라. 코로나19는 우리의 삶이 평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긴밀한 상호관계로 연결돼 있음을 보여줬다. 배타적이 아닌 포용적인 삶의 태도를 갖도록 하자.

예측은 무시해도 된다. 수천, 수만 명의 전문가들이 시장을 전망하지만 그중 한 사람의 예측이 현실로 나타난다. 그것은 실력이나 능력 때문이 아니다.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다. 그 역시 다음번에는 틀린 예측을 내놓을 수 있다.

이제 베터먼트의 세금 전문가 에릭 브로넨칸트의 말로 끝을 맺을까 한다. 그가 들려주는 2021년의 간추린 투자 조언은 이렇다. “담대하라. 장기 목표에 집중하고 주식시장의 소음을 무시하라.”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