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독한 규제가 고용·투자 위축 부메랑 불렀다

올해 국내 기업들의 고용과 투자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경제가 4일 국내 주요 기업 119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1년도 경영 계획 설문’에서 조사 대상 기업의 60.7%가 올해 신규 고용 규모가 지난해 대비 0%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 10곳 중 6곳이 올해 신규 채용을 지난해 수준으로 묶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심한 고용 한파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투자를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하겠다는 기업도 35%에 달했다. 신사업에 뛰어들겠다는 기업은 15.4%에 그쳤다. 기업들이 미래 성장 동력 확보보다 ‘방어 경영’에 급급한 모습이다. 정부 여당이 규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을 밀어붙인 것도 모자라 징벌 3법(중대재해기업처벌법·집단소송제법 제정안, 징벌적손해배상확대법) 입법화까지 추진하며 몰아세우고 있으니 기업들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투자를 확대할 여력이 있을 리 없다.

관련기사



더불어민주당은 중대재해처벌법을 5일 국회 법사위 법안소위에서 논의한 뒤 8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태세다. 설문 조사에서도 기업들이 올해 경영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산업 경쟁력 약화(26.3%)에 이어 규제(24.6%)를 꼽았다. 절반 이상(54.6%) 기업이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규제 개혁이 가장 시급하다고 답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죽했으면 새해 벽두인 3일 경제 4단체가 상법과 공정거래법·노동조합법에 대해 몇 가지 사항만이라도 보완해달라고 읍소했겠는가.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기획재정부 시무식에서 “올해 위기 극복, 경기회복, 경제 반등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기재부는 올해 우리 경제가 3.2% 성장하는 등 반등할 것이라며 낙관적 전망을 하고 있다. 하지만 설문 조사에서 기업 64%가 2%대 성장을 예상했다. 산업 현장에서는 정부 기대와 달리 ‘V자 반등’이 쉽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정부 여당이 경기 반등을 바란다면 규제 3법의 보완을 서두르고 중대재해처벌법을 재고하는 등 기업의 절규를 정책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