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에 뺏긴 그림들을 사후 50년 만에야 돌려받게 된 사연을 영국 더 타임스가 지난 4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생전에 그림을 되찾으려 애쓰던 원래 소유주는 성과 없이 눈을 감았지만, 그가 재산을 모두 넘긴 복지재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생각치도 않던 기부를 받은 셈이 됐다.
오스트리아에서 남편과 함께 진보 신문을 운영하던 한 유대인 여성은 1930년대 빈 아파트에 있던 발트뮐러 그림 석 점 등을 나치에 약탈당했다. 나치는 히틀러의 고향인 린츠의 미술관으로 이 작품들을 보냈다. 이들 부부는 1938년 영국으로 탈출했고 남편은 곧 사망했지만 부인은 재혼을 한 뒤에도 소장품을 되찾으려는 노력을 계속했다. 그러나 1950년대 중반 당시 외무장관이던 앤서니 이던 경은 전후 빈을 점령한 소련이 미술품 반환을 반대한다는 소식을 알리라고 직원에게 지시를 내렸다. 결국 1976년 그녀는 향년 86세로 세상을 떴고, 자식이 없던 탓에 다른 재산은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재단에 넘겼다.
그러다가 2018년 한 독일인 계보학자가 독일 정부 소유로 돼 있는 발트뮐러 그림들의 이력에 관해 재단에 알려왔고 재단은 변호인 도움을 받아서 지난해 소유권을 받아오는 데 성공했다. 이 그림들은 독일 뮌헨, 도르트문트, 베를린에 수십년간 전시돼있었다. 이 재단 관계자는 "처음에 우리는 의심했지만 진짜라는 것을 깨달은 순간 사무실에서 서로 환호하고 손뼉을 마주쳤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가 왜 우리 재단을 선택해 기부했는지는 분명치 않다. 생전에 시력에 문제가 있다는 기록은 없다"며 "이렇게 전례 없는 시기에 이 유산의 힘은 매우 강력하다"고 말했다.
/지웅배 인턴기자 sedation12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