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아메리카(Hyundai Capital America)가 역대 최저 금리로 올해 첫 외화 채권을 발행했다. 미래차 투자에 나선 현대자동차그룹에 대한 해외 기관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투자 수요가 크게 몰린 영향이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아메리카는 이날 27억 달러(한화 약 2조9,400억 원) 규모의 달러 채권을 발행했다. 3년물과 5년물 각각 12억 달러(1조3,000억 원)와 8억5,000만 달러(9,246억 원), 7년물 6억5,000만 달러(7,070억 원) 규모다. 주관사는 BNP파리바와 씨티글로벌마켓증권, HSBC, JP모간, 로이즈은행, MUFG증권, SMBC닛코증권이다.
약 90억 달러(9조8,000억 원)에 육박하는 주문이 쏟아지면서 현대캐피탈아메리카는 당초 20억 달러로 계획했던 발행 규모를 27억 달러로 늘렸다. 발행 금리도 3년물의 경우 0.83%, 5년물은 1.32%, 7년물은 1.82%로 결정돼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초 제시한 희망발행금리 대비 약 25~27bp(1bp=0.01%포인트) 낮아진 수준이다.
현대캐피탈아메리카는 현대차(005380)그룹의 미국 자회사로 현대·기아차(000270)의 미국법인에 리스·할부 등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차가 전기·수소차, 자율주행, 도심항공운송수단(UAM) 등 본격적인 미래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계열사인 현대캐피탈아메리카에도 해외 기관들의 관심이 쏠렸다는 후문이다.
현대캐피탈아메리카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올해 외화 조달을 준비하는 국내 기업들에게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현재 SK이노베이션(096770)의 미국 자회사 SK배터리아메리카(SK Battery America)와 SK하이닉스(000660) 등이 각각 유로와 달러 채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세계 각 국의 유동성 공급에 힘입어 글로벌 회사채 시장이 빠르게 회복됐는데 국내 기업들은 선제적으로 현금 보유량을 늘리면서 외화 조달을 줄였다”며 “발행 물량이 줄어들어 수급적으로 투자 수요가 크게 늘어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